복귀 2경기 만에 정상에 오른 박인비가 "휴식이 약이 됐다"고 설명했다. [LPGA 인스타그램]
"재충전하면서 다시 골프가 하고 싶었다."
박인비가 우승컵을 들었다. 박인비는 19일 끝난 LPGA투어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최종 합계 19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에서 7개월 만에 LPGA투어에 복귀한 박인비는 복귀 2경기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박인비는 "우승은 항상 최고다. 첫 대회에서 볼 스트라이킹이 좋았다. 쇼트게임과 퍼트감이 언제 돌아올지 몰랐는데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홀에서 버디를 잡은 박인비는 이후 10개 홀에서 파 행진을 이어가며 불안한 선두를 유지했다. 박인비는 "전반 9홀에서 많은 인내심이 필요했다. 기회를 계속 놓쳐서 좌절하기도 했지만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고, 12번 홀에서 버디가 나와 안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장기인 '컴퓨터 퍼트'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최종일에는 12번 홀부터 15번 홀까지 4연속 버디를 낚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인비는 "장타자가 아니라 코스 공략에 애를 먹었지만 퍼트가 잘 됐다"고 털어놓았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말렛형 퍼터가 아닌 일자형 블레이드 퍼터를 들고 나왔다. 박인비는 "일자형 퍼터로 좋은 스트로크를 할 수 있었다. 다시 말렛형 퍼터로 돌아가더라도 최선의 스트로크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우승은 박인비에게 큰 자신감을 안겼다. 박인비는 "초반 우승으로 시즌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부담감도 많이 덜었다"고 했다. 덧붙여 "올 시즌 목표로 '메이저 대회든 일반 대회든 1승만 하자'고 생각했는데 벌써 우승을 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첫 번째 메이저 대회가 기대된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복귀 2경기 만에 우승 비결로 박인비는 '휴식'을 꼽았다. 비시즌 기간 동안 박인비는 국내에 머무르며 남편과 강아지 '리오'와 함께 일상의 시간을 가졌다. 박인비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 쉬는 동안 더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내가 휴식을 취하지 않았으면 더 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행복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