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가 홀인원을 앞세워 통산 4승째를 거뒀다.
'한국 자매의 맏언니' 지은희가 정상에 올랐다.
지은희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기아 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5타를 줄였다. 합계 16언더파를 기록한 지은희는 2위 그룹을 2타 차로 누르고 우승컵을 들었다.
지난해 10월 스윙잉 스커츠 대만 챔피언십 이후 5개월 만에 거둔 LPGA 통산 4번째 우승이다. 또 지난주 본토 첫 대회인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정상에 오른 박인비에 이어 2주 연속 한국 자매가 우승컵을 들었다. 다음주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 ANA 인스퍼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지은희는 김인경, 리젯 살라스(미국)와 함께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다. 살라스와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한 지은희는 초반부터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4번 홀에서 첫 버디를 낚은 뒤 6~8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추가했다. 샷감도 퍼트감도 모두 좋았다. 파3, 6번 홀에서는 티샷을 홀 2m 앞에 붙였고, 7번, 8번 홀에서는 5m 정도의 중장거리 버디 퍼트도 척척 집어넣었다. 지은희는 파5 10번 홀에서도 2온 2퍼트로 버디를 잡아내며 16언더파 선두를 내달렸다.
10언더파로 출발한 크리스티 커(미국)가 지은희를 무섭게 추격했다. 지은희보다 세 조 앞서서 플레이한 커는 거침없이 버디 행진을 이어갔다. 16번 홀까지 5타를 줄이며 지은희를 1타 차로 압박했다.
파3, 14번 홀에서 지은희가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166야드 거리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홀 바로 앞에 떨어진 뒤 살짝 굴러 그대로 홀에 빨려들어갔다. 홀인원을 기록한 지은희는 캐디와 기쁨을 나눴고, 동반자 살라스도 지은희에게 하이파이브를 건넸다.
순식간에 3타 차로 달아난 지은희는 더 이상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15번 홀에서 이날 첫 3퍼트를 하며 보기가 나왔지만 커도 17번 홀에서 보기를 했다. 지은희는 마지막 홀에서도 보기를 했지만 승부에 큰 지장은 없었다. 김인경, 이정은 등이 지은희에게 샴페인 세례를 퍼부으며 우승을 축하해줬다.
그린 적중률 100%, 페어웨이 적중률 92.9%의 놀라운 샷감을 선보인 지은희는 "긴 하루였다. 오늘 공이 정말 잘 맞았고, 퍼트도 좋았다"고 전했다. 홀인원과 우승으로 2개의 자동차 부상을 받게 된 지은희는 "몰랐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고진영은 본토 무대 첫 톱10에 들었다. 3타를 줄인 고진영은 11언더파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슈퍼루키 최혜진도 고진영과 동타를 이뤘다. 우승 경쟁을 했던 김인경은 2타를 줄이며 13언더파 공동 4위에 올랐다. 이정은이 12언더파 공동 7위다.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