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JTBC LA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동생 에리야와 포옹하며 눈물 흘리고 있는 모리야(오른쪽).[사진 JTBC골프 캡쳐]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리스의 윌셔컨트리클럽(파71)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휴젤-JTBC LA오픈 최종 4라운드.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이 70cm 정도 되는 챔피언 퍼팅을 성공시키자 18번 홀 그린 근처에 있었던 동생 에리야 쭈타누깐이 그린을 향해 달려나왔다.
쭈타누깐은 최종 라운드에서 박인비, 고진영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했다. 최종일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12언더파로 나란히 10언더파를 기록한 박인비와 고진영에 2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156경기에 출전한 끝에 거둔 감격적인 첫 우승이다. 1언더파 공동 24위로 먼저 경기를 마친 뒤 언니 조를 따라 경기를 지켜본 동생 에리야는 언니 모리야의 우승이 확정되자 마치 자신의 우승인양 눈물을 쏟아냈다.
동생 에리야는 2015년 LPGA투어에 데뷔해 통산 7승을 거두며 톱 랭커로 우뚝 섰다. 지난해에는 태국 선수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반면 언니 모리야는 동생보다 2년 먼저 LPGA투어에 데뷔했지만 첫 해에 신인상을 차지했을 뿐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모리야는 지난해 톱 10에 11번이나 들면서 상금랭킹 9위에 오르는 최고의 활약을 했다. 그러나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선두를 달리다 몇 홀을 남기고 중압감으로 무너져 공동 3위에 그치는 등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 때마다 동생 에리야는 안타까운 눈으로 언니를 위로하는 모습이 자주 TV 카메라에 잡혔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그동안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그린을 향해 달려나온 에리야와 포옹한 모리야는 동생과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LPGA투어에서 자매가 우승한 것은 안니카-샬롯타 소렌스탐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할아버지인 고익주 옹의 타계로 눈물을 흘렸던 고진영은 마지막 날 아쉬운 마무리를 했다. 할아버지 영전에 바칠 우승컵에 도전했던 고진영은 17번 홀까지 1타를 줄여 10언더파를 기록했다. 마지막 18번 홀(파3)에서 1m 버디를 넣었더라면 모리야를 압박해 연장전까지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내리막 퍼팅이 홀을 지나치면서 우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정두용 기자 jung.duy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