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리디아 고와 레드베터가 필드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리디아 고의 부진은 아버지와 피로의 누적 때문이다.”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전 스윙코치 데이비드 레드베터가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리디아 고의 부진의 원인에 대한 글을 올렸다. 레드베터는 세계 곳곳에서 32곳의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유명 골프 교습가로 닉 팔도(영국), 어니 엘스(남아공), 미셸 위(미국), 박세리 등을 지도한 적이 있다.
레드베터는 2013년 말부터 리디아 고의 스윙 코치를 맡았다. 이후 리디아 고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신인상과 최연소 세계랭킹 1위 등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2015년에는 박인비를 끌어 내리며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해 올해의 선수상도 차지했다.
그러나 리디아 고는 2016년 7월 마라톤 클래식 우승 이후 무관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초반 기아 클래식에서 데뷔 두 번째 컷 탈락을 당한 뒤 내리막이 시작됐다. 리디아 고는 이후 수차례 컷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레드베터는 리디아 고의 부진이 자신과의 결별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2017 시즌을 앞두고 리디아 고는 레드베터와 결별했다. 이후 코치는 물론 스윙, 캐디, 장비, 의류까지 모두 바꾸고 필드에 나섰지만 결과는 부진했다.
레드베터는 결별 직후 언론 매체를 향해 "부모의 간섭이 지나쳤다"며 과거 일을 들춰냈다. 리디아 고의 부진이 이어지자 비난 수위를 높였다. 레드베터는 “아버지가 리디아 고의 스윙 폼이 문제라는 루머를 듣고 왔었다. 당시 리디아 고에게 스윙을 바꿀 것을 권유했고, 리디아 고는 혼란스러워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코치에서 물러난 것도 아버지가 이런 얘기를 듣고 와서였다. 리디아 고가 당시 잠시 부진했던 것은 코치의 문제가 아니라 피로도 때문이었다”고 했다.
레드베터는 이어 “당시 리디아 고는 올림픽을 비롯해 정말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지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전형적인 번아웃 증상이었다. 당시 우리 팀은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5승을 달성했다”며 자신의 코치에 문제가 없었음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레드베터는 “닉 팔도, 닉 프라이스에게도 효과를 봤던 A스윙을 가르쳤다. 당시 리디아 고의 그린 적중률만 봐도 내가 가르친 스윙이 옳았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두용 jung.duy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