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14번이나 차지했는데 눈물을 보인 건 처음 같다. 이번 우승으로 압박감을 많이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1년 9개월 만에 1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리디아 고는 30일 연장 승부 끝에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 퍼트를 집어넣은 뒤 감정이 북받친 듯 했다. 리디아 고는 자신의 우승을 축하해주는 가족, 캐디 등과 포옹하며 오랜 시간 이어진 무관의 설움을 뜨거운 눈물로 씻어냈다. 리디아 고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 모두 눈물로 축하해줬다. 그들의 얼굴을 볼 때마다 나도 계속 눈물이 나왔다”고 심정을 전했다.
리디아 고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 메세드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이 대회에서 최종 12언더파를 기록했다. 최종 라운드는 리디아 고가 도망가면 이민지(호주)가 쫓는 형국으로 진행되다 결국 연장전까지 이어졌다. 승부는 연장 첫 홀에서 갈렸다. 18번 홀(파5)에서 리디아 고가 234야드를 남겨두고 페어웨이 우드로 앨버트로스에 가까운 환상적인 샷을 선보였다. 핀 옆 1m 남짓 붙은 공을 가볍게 집어넣으며 이글 퍼트로 우승을 장식했다.
이로써 리디아 고는 2014년과 2015년 이곳에서 열린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 2연패 후 메세드 골프클럽에서만 3승을 수확했다. 리디아 고는 “이 코스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이 있다. 경기에 앞서 공에 대해 상상하고 어떻게 칠지 생각한 게 도움이 됐다”며 “기회를 잘 살려서 타수를 줄일 수 있었다. 이곳에서 다시 좋은 모습으로 경기를 마쳐서 좋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선 “전반에 보기만 3개를 기록했을 땐 정말 아찔했다. 그러나 스스로 ‘끝나지 않았다’고 다짐했다. 긍정적으로 경기를 생각하려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연장전을 이글로 끝낸 소감은 “마지막 우승 집어넣었을 땐 정말 만감이 교차한 순간이었다”고 웃었다.
정두용 기자 jung.duy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