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사 디아즈는 17일 LPGA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다. 지난 11일 프로로 전향한 디아즈는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꿈의 무대를 밟게 됐다. [LPGA 제공]
프로 전향 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최고의 무대에 설 수 있는 꿈을 이루게 된 선수가 있어 화제다. ‘골프 영웅’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톰 왓슨(미국)의 조언을 가슴에 새기고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라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은 엘사 디아즈(미국)로 대학을 갓 졸업한 신인이다. 그는 지난 11일 리치몬드 대학을 졸업한 직후 프로 전향을 선언했다. 그리고 17일부터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 리버 코스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에 초청 선수로 출전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리치몬드 대학이 킹스밀 리조트와 50마일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대회 코스는 디아즈에게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디아즈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LPGA투어 대회를 뛴다고? 현실이 아니라 꿈만 같다”라고 가뜩한 설렘을 드러냈다. 졸업 시즌에 우승 1회를 포함해 대학 시절 톱10 6회를 기록한 디아즈는 기량이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다. 그래서 초청 선수로 LPGA 무대에 서게 된 순간이 꿈처럼 느껴지고 있다. 그는 오는 8월 LPGA 퀄리파잉(Q)스쿨에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디아즈의 이력은 꽤 흥미롭다. 매킬로이, 왓슨 그리고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브루스 보웬과 인연이 있다. 보웬은 NBA 우승을 3회나 경험한 스타인데 디아즈와는 가까운 가족 친구라고 한다. 특히 디아즈는 매킬로이의 조언을 떠올리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디아즈는 “매킬로이에게 ‘마스터스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라고 물었다. 매킬로이는 ‘내가 아닌 것처럼 생각하고 플레이하려고 노력했다’는 답변을 했다”며 “매킬로이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설명했다. 매킬로이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마스터스 우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는 매킬로이는 올해 마스터스 3라운드까지 2위를 달렸지만 마지막 날 2타를 잃어 공동 5위에 머물렀다.
디아즈는 매킬로이의 조언에 영감을 얻어 자신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기로 했다. 주눅 들지 않기 위해 드라이빙 레인지 옆에서 나란히 훈련하고 있는 LPGA 스타와 같다고 마음먹고 있다. 이런 자기 최면은 과도한 긴장감을 털어내는 데는 좋은 방법이 될 전망이다. 그렇다고 ‘팬심’을 완전히 버리진 못했다. 디아즈는 “미셸 위, 렉시 톰슨, 스테이시 루이스와 같은 스타들과의 옆에서 연습하고 플레이를 할 수 있어 정말 큰 영광이다. 완전 팬의 마음으로 그들을 쳐다봤다”며 기뻐했다.
‘골프 전설’ 왓슨은 디아즈 동생과의 라운드에서 잊을 수 없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디아즈는 “왓슨이 ‘당신이 그곳에 있는 동안 꽃들의 냄새를 잊지 마라’고 동생에게 말해줬다”고 털어놓았다. 골프는 자연과 호흡하는 대표적인 스포츠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골프의 본질을 잊지 말라는 깊이 있는 조언이기도 하다.
안 그래도 디아즈는 프로 첫 데뷔 무대인 킹스밀 챔피언십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는 “LPGA 첫 경기를 영원히 잊지 못할 거라고 사람들이 얘기한다. 친구와 대학 등 모든 커뮤니티가 이곳에 있다. 최고의 이벤트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활짝 웃었다.
디아즈는 조지아 홀(잉글랜드), 나탈리 걸비스(미국)와 동반 라운드를 벌인다.
JTBC골프는 대회 1라운드를 17일 밤 11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