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영이 25일 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4언더파 공동 12위에 올랐다. [볼빅 제공]
집착을 버린 유선영이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맏언니' 유선영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건주 앤아버 트래비스 포인트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를 기록했다. 6언더파 공동 선두인 다니엘 강(미국), 모리야 쭈타누깐(태국) 등에 2타 뒤진 공동 12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이민지(호주)가 5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다.
유선영은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다. 지난 3경기에서 컷 탈락을 두 번이나 당했다. 퍼팅이 문제였다. 퍼팅을 완벽하게 하려고 집착한 탓에 경기를 더 잘 풀리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집착을 내려놓자 퍼팅이 잘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날 까다로운 파 퍼트를 집중력 있게 집어넣으며 좋은 스코어를 만들었다.
첫 출발은 좋지 않았다. 10번 홀 보기로 시작했다. 그러다 13번 홀에서 첫 버디를 낚으며 흐름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17번과 18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전반을 2언더파로 마쳤다. 위기가 많았지만 파 세이브를 잘 해나간 유선영은 6번 홀(파5)에서 기회를 잡았다. 드라이버 티샷 이후 230야드가 남은 지점에서 과감하게 3번 우드를 들었다. 공은 그린에 거의 도달했다. 핀까지 15야드를 남겼다. 퍼터와 웨지 사이에서 고민하던 유선영은 웨지를 선택했다. 신중을 기했던 칩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가 이글로 연결됐다.
이글로 순식간에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온 유선영은 9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가 위기를 맞았다. 칩샷이 3m 거리에 떨어졌고, 퍼트 라인이 까다로웠다. 그러나 퍼트감을 되찾은 유선영은 파 퍼트를 가볍게 성공시키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유선영은 퍼트를 25개만 할 정도로 빼어난 퍼트감을 보였다.
유선영은 “퍼트에 너무 집착하고 너무 넣으려고 하다 보니까 오히려 결과가 안 좋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넣지 못하더라도 신경을 덜 쓰고 퍼트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며 “‘안 들어가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으로 퍼트를 하다 보니 스트레스도 덜 받고 퍼트도 잘 떨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유선영은 5야드 거리의 퍼트는 모두 성공시킬 정도로 날카로운 피니시 능력을 보여줬다.
유선영은 “2라운드에서도 1라운드처럼 같은 전략으로 먼저 페어웨이에 잘 보내고 샷과 퍼트를 한다면 괜찮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유선영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도 16위를 차지하는 등 코스와 좋은 궁합을 드러내고 있다.
이정은이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공동 18위에 올랐다. 이정은은 페어웨이 안착률 100%를 기록할 정도로 정교한 티샷을 뽐냈다. 지난해 이정은은 이 대회에서 LPGA투어 첫 톱10을 기록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14언더파로 공동 4위를 차지했던 이정은이다.
김인경이 2언더파 공동 35위에 올랐다. 이날 생일을 맞은 박희영을 비롯해 김효주, 지은희가 1언더파 공동 50위에 올랐다.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박성현은 3오버파를 적어 컷 탈락 위기에 놓였다.
JTBC골프가 대회 2라운드를 26일 오전 5시15분부터 생중계한다.
앤아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