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이 2일 US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5타를 잃으며 합계 9오버파로 컷 탈락했다.
박성현이 충격적인 첫 메이저 대회 컷 탈락을 기록했다.
박성현은 2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숄크릭 골프장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5개,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5타를 더 잃었다. 합계 9오버파가 된 박성현은 하위권으로 다른 선수들의 결과에 상관없이 컷 탈락이 확정됐다. 이로써 박성현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메이저 대회 출전 11경기 만에 처음으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또 볼빅 챔피언십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을 기록했다. 2개 대회 연속 컷 탈락도 최초다.
디펜딩 챔피언 박성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퍼트였다. 이날 퍼트 수가 33개나 기록했다. 볼빅 챔피언십 때처럼 말렛형 퍼터를 들고 나왔지만 퍼트 라인을 정확하게 읽어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파5 6번 홀에서는 2온에 성공하고도 3퍼트로 파를 기록하는 안타까운 장면을 연출했다. 박성현의 이번 대회 컨디션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박성현의 1라운드 퍼트 수도 30개로 많았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박성현은 10, 11번 홀 연속 보기로 불안하게 시작했다. 그리고 13번 홀에서 다시 보기를 적었다. 14번 홀에서 첫 버디를 낚았지만 다음 홀에서 네 번째 보기를 기록했다. 파5 17번 홀에서는 이번 대회 세 번째 더블 보기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18번 홀에서 두 번째 버디를 낚고 힘겨웠던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샷은 안정을 찾았지만 좀처럼 퍼트가 떨어지지 않았다. 파5 3번 홀에서 5m 버디 퍼트가 빗나갔고, 5번 홀에서도 4m 거리의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했다. 6번 홀에서 2온에 성공하며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3퍼트가 나오면서 타수를 줄이는데 실패했다. 결국 박성현은 남은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지 못했고, 오히려 마지막 9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아쉽게 경기를 마쳤다.
파5 홀 공략 실패가 박성현의 패인으로 꼽힌다. 박성현은 이날 파5 홀에서 단 한 개의 버디도 낚지 못했다. 파5 4개 홀에서 보기 1개, 더블 보기 1개로 3오버파를 기록했다. 1, 2라운드 파5 홀 합계 스코어도 3오버파다. 파5 홀에서 더블 보기 2개나 기록한 게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박성현은 지난 대회 컷 탈락 후 US여자오픈 대회장에 곧바로 오지 않았다. 앤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트 골프장에 남아 샷을 가다듬었다. 컷 탈락자들의 특전인 US여자오픈 보너스 연습 라운드를 포기한 셈이다. 지난 달 28일 예정대로 앨라배마주에 도착한 박성현은 제대로 된 연습 라운드를 치르지 못하고 본 대회에 들어갔다. 29, 30일 폭우가 쏟아지면서 연습 라운드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US여자오픈은 코스 세팅이 까다롭기로 악명이 높다. 3주 전 36홀을 돌았다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연습 라운드를 한 번이라도 더 소화했다면 그린의 상태나 언듈레이션 등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됐을 수도 있다. 숄크릭 골프장은 그린이 큰 편이지만 크고 작은 언덕이 많아 퍼팅 라인을 정확하게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2라운드에서는 핀 위치마저 어려워졌다.
지난해 3관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해를 보냈던 박성현은 텍사스 클래식 우승의 상승세를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4경기에서 우승 1회, 컷 탈락 3회로 롤러코스터 같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이전까지 메이저 대회 10번 출전에 톱10 5회를 기록했던 박성현이다. 이처럼 큰 대회에서 유독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왔지만 이번에는 결국 반등에 실패했다.
한편 US여자오픈 2라운드는 한국시간으로 오전 4시27분에 뇌우예보에 따른 기상악화로 중단된 상황이다. 오전 조 선수들은 대부분 경기를 마쳤지만 오후 조 중에는 4개 조가 아직 출발조차 못하고 있다. 2라운드는 오전 8시15분에 다시 경기가 재개될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