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이 5일 경기 여주 360도 골프장에서 열린 SGF67 에비앙 아시아챌린지에서 최종 17언더파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티켓을 거머쥐었다. [에비앙 아시아챌린지 제공]
국가대표 유해란(광주숭일고2)이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권을 획득했다.
유해란은 5일 경기 여주 360도 골프장에서 열린 SGF67 에비앙 아시아챌린지 본선에서 이글 1개와 버디 8개에 보기 1개를 더해 9언더파 63타를 기록했다. 1, 2라운드 합계 17언더파 맹타를 휘두른 유해란은 임채리와 손연정을 7타 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챔피언 유해란은 이번 대회에 한 장의 출전권이 걸려 있던 에비앙 챔피언십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국 여자골프의 차세대 기대주인 유해란은 에비앙 대회와 인연이 깊다. 지난 2015년 에비앙 챔피언십 주니어컵에 출전해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을 차지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3년째 국가대표를 지내고 있는 그는 지난해 김도연과 동타를 기록하고도 백카운트에서 밀려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권을 놓친 아쉬움을 만회했다. 그는 “지난해 아쉽게 떨어졌는데 에비앙 챔피언십은 정말 출전하고 싶은 메이저 대회다. 1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쳤는데 두 타 뒤에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쳐야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겠구나’는 생각을 했는데 퍼트가 잘 떨어지면서 좋은 스코어를 냈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유해란은 지난해와 같은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초반부터 무섭게 치고 나갔다. 2번 홀에서 보기를 적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3번 홀에서 첫 버디를 낚으며 곧바로 반등했다. 그리고 파3 4번 홀에서 홀인원까지 작성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흐름을 탄 유해란은 8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낚으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에도 유해란은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더하며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을 자축했다.
유해란은 “두 번째 샷이 생각한대로 정확히 가지 않았다. 하지만 퍼트가 잘 떨어졌다. 코스가 쉽지 않은데 퍼트가 계속 떨어져 주니 자신감이 높아졌고, 좋은 스코어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30~50야드 어프로치 샷이 핀에 잘 붙으면서 버디 확률이 높아졌던 게 주효했다.
아마추어 유해란이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을 획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에비앙 챔피언십 주니어컵에서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그런 이유로 도전을 하게 됐고, 지난해 아쉬운 결과 때문에 올해는 더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직접 출전권을 획득해서 에비앙으로 가게 됐기 때문에 정말 기분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두둑한 배짱이 강점인 유해란의 에비앙 챔피언십 포부도 당찼다. 그는 “에비앙 챔피언십 코스는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 언듈레이션이 심했던 기억이 있다”며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두 출전하는 대회이니 만큼 1차 목표를 예선 통과로 잡겠다. 만약 컷을 통과한다면 과감한 플레이를 펼쳐 최대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신장 176cm로 건장한 체격조건을 갖춘 유해란은 한국여자골프를 이끌 차세대 유망주로 꼽힌다. 2001년생인 유해란은 15세의 나이에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 출전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왔다. 3년째 국가대표로 계속 뛰고 있는 유해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로 출전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260야드 이상의 드라이버 샷을 날려보낼 수 있을 만큼 파워를 갖췄다. 또 박성현처럼 탄도 높은 샷이 장기다. 그는 “여자 치곤 아이언의 탄도가 좋아서 잘 서는 편이다. 스핀양도 많아 아무리 딱딱한 그린이라도 세울 수 있는 자신이 있다”며 “롱 아이언과 30~50야드의 웨지 샷도 자신 있다”고 설명했다.
유해란에게 특별한 롤모델은 없다. 오직 자신의 기량 향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으로도 차근차근 자신의 골프인생을 설계해나갈 예정이다. 그는 “반짝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차근차근 올라가서 끝까지 남아 있는 그런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며 다부진 의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좋은 흐름을 아시안게임 평가전까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꼭 목에 걸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처음으로 아시아로 확대된 에비앙 챌린지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대만에서도 다수의 선수들이 출전해 관심을 끌었다. ‘꿈의 무대’를 향한 끝없는 도전과 열정은 에비앙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우승자에게는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권과 왕복 항공권, 에비앙리조트 숙박 및 식사 등 체류비 일체가 제공된다.
또 이날 에비앙 챔피언십 후 곧바로 열리는 주니어컵(만 14세 이하)에 출전할 남녀 주니어 4명의 선수도 선발됐다. 남자는 김성현과 박영우(이상 72타)가 뽑혔고, 여자는 이정현(66타)과 김민별(69타)이 선발됐다. 주니어컵 출전자들에게도 왕복항공권과 숙박 등 비용을 제공한다.
여주=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