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의 승수를 쌓는 해가 될 것 같아요.”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박성현(26·솔레어리조트 앤 카지노)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이 최고의 해를 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성현의 말처럼 한국 여자 골프는 올 시즌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2019년 시즌 열린 5개 대회에서 벌써 3승을 거뒀다.
포문은 ‘맏언니’ 지은희(33·한화큐셀)가 열었다. 지은희는 1월 열린 2019 시즌 개막전 다이아몬드리조트 토너먼트 오브챔피언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 최고령 우승(32세 8개월)이었다.
LPGA투어 11년차 양희영(30·우리금융그룹)은 2월 말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3승 중 2승을 이 대회에서 차지했던 양희영은 2015년과 2017년에 이어 홀수 해에 우승 바통을 이어갔다.
박성현은 지난 3일 막을 내린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기록하며 당시 세계 랭킹 1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에게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4개월 만에 세계 랭킹 1위 자리까지 탈환한 박성현은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다.
5개 대회에서 3승은 역대급 우승 페이스다. 지난 2018년 시즌에 한국은 11승을 거뒀다. 2015년과 2017년 시즌 기록한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인 15승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4년 연속 최다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의 우승 페이스와 선수들을 보면 역대 최고의 시즌이었던 2015년과 2017년 시즌을 능가하는 해를 보낼 수 있으리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2015년에는 5승을 기록한 박인비(31·KB금융그룹)와 3승의 김세영(26·미래에셋), 2승의 최나연(32)이 맹활약했다. 2017년 시즌에는 3승의 김인경(31·한화큐셀)과 각각 2승을 거둔 유소연(29·메디힐)과 박성현이 있었다.
올 시즌에는 맏언니 지은희가 ‘제 2의 전성기’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매우 흐름이 좋다. 지은희는 우승 뒤 5위(혼다 LPGA 타일랜드)-7위(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등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톱 10에 들었다. ‘골프 여제’ 박인비가 건재한데다 2010년부터 2018년 시즌까지 상금랭킹 25위 안에 모두 이름을 올린 양희영이 우승 행렬에 가세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지난해 말부터 스윙과 숏게임이 크게 향상된 박성현이 시즌 두 개 대회 출전 만에 우승을 차지한 것과 유소연, 김세영, 김인경 등 믿고 보는 선수들이 뒤를 받치고 있는 것도 한국 선수들의 역대급 시즌을 예상하게 만든다.
여기에 지난해 다소 주춤했던 김효주(24·롯데)가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공동 5위로 부활한 것도 . 여기에 지난해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한 고진영(24·하이트진로)과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히는 ‘핫식스’ 이정은(23·대방건설)까지 가세했다. 이정은은 2개 대회에서 공동 10위(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공동 11위(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으로 선전하고 있다. 박성현은 가장 주목할 선수로 이정은을 꼽으면서 “한국에서도 잘 했지만 미국에 오자마자 바로 통할 수 있는 선수라는 생각이 든다. 이정은이 올 시즌 우승은 물론 한국 선수의 5년 연속 신인상의 주인공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