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는 김세영. [메디힐 제공]
김세영(26·미래에셋)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통산 8승째를 신고했다.
김세영은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댈리시티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장(파72)에서 열린 LPGA 메디힐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3타를 잃고 최종 합계 7언더파를 적어냈다. 최종일에만 각각 7타와 5타를 줄인 브론테 로(24·잉글랜드), 이정은(23·대방건설)과 동타를 기록한 김세영은 연장전에 돌입한 뒤 첫 홀에서 버디를 기록해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7월 손베리 크리크 LPGA 클래식 이후 10개월 만에 통산 8승 째다. 우승 상금은 27만 달러(약 3억1500만원).
3라운드까지 10언더파로 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세영은 티샷 난조 속에 전반 9개 홀에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첫 홀부터 티샷 실수에 이은 두 번째 샷 실수로 더블 보기가 나왔다. 2번 홀(이상 파4)에서도 보기를 범하면서 순식간에 3타를 잃은 김세영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없이 4타를 잃고 어렵게 경기를 했다. 그 사이 로와 이정은, 양희영(30·우리금융), 지은희(33·한화큐셀), 렉시 톰슨(24·미국) 등이 우승 경쟁에 가담했다.
후반 들어 김세영의 집중력이 나오기 시작했다. 티샷이 우측으로 밀리는 경향을 보이긴 했지만 티샷이 왼쪽으로 당겨져 어려움을 자초했던 전반과 비교하면 플레이가 견고해졌다. 파5, 15번 홀에서 귀한 첫 버디를 잡은 김세영은 17번 홀(파3)에서 벙커 샷 실수로 다시 보기를 했다.
공동 선두 로와 이정은에 1타 차 3위. 김세영은 18번 홀(파5)에서 티샷을 잘 보낸 뒤 199야드를 남기고 4번 아이언으로 시도한 두 번째 샷을 그린 입구까지 보냈다. 공을 홀에 집어넣으면 이글로 우승, 가까이 붙여 버디를 잡으면 연장전 합류였다. 김세영의 이글 퍼트는 힘차게 굴러 홀컵 오른쪽으로 살짝 스쳐 지나갔다. 김세영 본인도 아쉬운 표정을 지었을 만큼 좋은 스트로크였다.
18번 홀 버디로 연장전에 합류한 김세영의 저력은 연장 첫 홀부터 나왔다. 김세영은 통산 7승 중 3승을 연장전 끝에 기록했고, 연장전 3전 전승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반면 2017년 투어에 데뷔한 로와 올 시즌 신인인 이정은은 연장전 승부가 처음이었다.
김세영은 연장 첫 홀에서 티샷을 정규 경기 18번 홀 때와 똑같이 보냈다. 두 번째 샷을 앞두고 남은 거리는 199야드. 정규 경기 때처럼 4번 아이언을 든 김세영은 두 번째 샷 역시 정규 경기 18번 홀 때와 똑같이 날려 보냈다. 이정은은 하이브리드를 들고 2온, 로의 샷은 3온이 됐다.
가장 먼저 시도한 이정은의 이글 퍼트는 홀 2m 정도 거리에 멈춰 섰다. 김세영의 이글 퍼트는 홀 1m 정도에 섰다. 남은 것은 버디 싸움. 가장 먼저 시도한 로에 이어 이정은이 버디 퍼트를 실패한 뒤 김세영은 차분하게 버디를 성공시키면서 첫 홀만에 승부를 끝냈다.
LPGA 통산 8승을 거둔 김세영은 박세리(25승), 박인비(19승), 신지애(11승), 최나연(9승)에 이어 한국인 다승 공동 5위로 올라섰다. 김세영의 우승으로 한국은 올 시즌 11개 대회에서 6승 째를 거두는 강세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