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통산 72승의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타를 하고 있다.
22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골든비치에서 열린 '설해원 셀리턴 레전드 매치' 둘째 날 경기를 앞두고 대회장에는 이른 새벽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
태풍 타파의 북상으로 태풍 영향권의 중심에 들어갈수록 빗줄기는 거세졌다. 그러나 대회 주최측과 출전 선수들은 오전 10시로 예정된 티오프 시간에 맞춰 일정대로 경기를 소화했다. 전 세계랭킹 1위 박성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비롯해 렉시 톰슨(미국), '호주 동포' 이민지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줄리 잉스터(미국), 박세리 등 전설들의 응원 속에 스트로크 플레이로 스킨스 게임을 벌였다.
많은 비가 내렸지만 갤러리들은 모처럼의 빅 매치 이벤트를 놓칠 수 없어 대회장을 찾았다. 주최측은 이날 1200명의 갤러리들이 입장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첫날과 둘째 날 각 2000장씩의 갤러리 티켓이 판매된 것을 감안하면 악천후도 골프팬들의 열기를 막을 수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대회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선수들이 9번 홀을 돌았을 때 그린과 벙커에 물이 고이기 시작했고, 대회 주최측은 10번 홀 경기가 끝난 12시 48분경 경기 중단을 알렸다. 그리고 날씨 상황을 보면서 경기가 재개되기를 기대했지만 결국 오후 1시50분에 경기 취소가 선언됐다.
우승은 10번 홀까지 800만원의 상금을 획득한 이민지가 차지했다. 쭈타누깐은 600만원, 톰슨은 400만원, 박성현은 200만원을 획득했다. 이날 스킨스 경기는 1~6번 홀에 200만원, 7~12번 홀에 400만원, 13~15번 홀에 800만원, 16~17번 홀에 1000만원, 마지막 18번 홀에 2000만원의 상금을 걸고 치러졌다. 각 홀에서 가장 좋은 타수를 낸 선수가 2명 이상이면 다음 홀로 상금이 이월되는 방식을 택했다.
박성현은 1번 홀에서 200만원을 따냈다. 이후 2번 홀부터 4번 홀까지 상금이 이월됐고, 이민지는 5번 홀 버디로 이월 상금을 포함해 800만원을 획득하며 우승까지 차지했다. 쭈타누깐은 7번 홀 버디로 600만원, 톰슨은 8번 홀 버디로 400만원을 획득했다. 경기 뒤 선수들은 각자의 이름으로 획득 상금을 강원도 산불 피해 이재민들을 위해 기탁했다. 대회 타이틀스폰서인 설해원은 경기가 진행되지 않은 잔여 홀의 상금(8000만원)도 기부하기로 했다. 박성현은 "함께 경기를 하면서 기부도 할 수 있는 의미있는 경기였다"며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경기를 마치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1·7238야드)에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아시안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린 신한동해오픈은 타파의 큰 영향 없이 정상적으로 경기가 열렸다. 대회 주최측은 이날 초속 50m 강풍과 비 예보에 대회 출발 시간을 2시간 앞당기면서 대회를 치러냈다. 우승은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면서 최종 합계 15언더파를 기록한 제이비 크루커(남아공)가 차지했다. 최종 합계 13언더파를 적어낸 재미 동포 김찬이 2위다. 한국 선수로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강성훈이 10언더파 4위로 최고 성적을 냈다.
양양=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