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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최상호의 마지막 무대, “레전드를 따라다니는 갤러리 단 두 명, 너무 아쉬워!”

고형승 기자2024.06.07 오후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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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KPGA 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골프의 레전드 최상호[사진 KPGA]

10오버파로 경기를 마쳤지만 그의 골프를 향한 열정은 빛났다.

한국 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 최상호가 경남 양산의 에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6억 원)에서 2라운드 합계 10오버파 152타로 경기를 마쳤다. 2015년 대회 이후 9년 만에 참가해 받아 든 성적표다.

9번 홀에서 홀아웃을 하자 김원섭 KPGA 회장(아래 사진)이 참가 선수와 협회를 대표해 꽃다발을 전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최상호는 역대 챔피언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그동안 그는 KPGA 선수권대회에서만 6번 우승(1982, 1985, 1986, 1989, 1992, 1994년)을 차지했다.

경기를 끝낸 최상호는 “김원섭 회장께서 출전하기를 권했고 기쁜 마음으로 출전했다”면서 “내 골프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이틀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원래 목표는 한 라운드에 4오버파 정도 기록하는 것이었는데 2타 정도 더 친 것이다(웃음). 고군택, 김한별 선수와 플레이했는데 정말 힘들었다. 나보다 거리가 40야드 정도 더 나가고 걸음도 무척 빨랐다”고 말했다.

김한별은 라운드가 끝난 후에도 인터뷰를 뒤로 미루고 최상호에게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었다. 최상호는 “내 경험을 빗대어 여러 조언을 해줬다”며 “내가 골프 클럽을 잡은 지 54년 정도 되는데 나도 아직 골프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골프는 인생과 비슷하다. 그래서 골프가 대중에게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최상호는 이번 KPGA 선수권대회 출전이 사실상 KPGA투어 마지막 출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정말 의미 있는 출전이었다. 앞으로 계획은 골프계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있으면 하고 싶다”고 말하며 투어 무대를 떠날 것을 암시했다.


투어 통산 43승이라는 최다승을 기록 중인 최상호는 “기록은 깨지기 마련”이라면서 “후배 선수들이 내 기록을 깨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나처럼 국내 투어에만 집중하면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말하며 웃었다.

레전드의 마지막 무대는 이렇게 끝났다. 하지만 아쉬움도 동시에 남았다.

경북 청송에서 온 한 갤러리는 “새벽에 집에서 나와 후반 홀을 따라다녔다. 그런데 어느 홀에서는 달랑 두 명이 갤러리로 경기를 관전하고 있었다”면서 “외국 투어에서는 레전드를 대우하고 수많은 갤러리가 존경의 마음을 담아 따라다니는데 오늘은 좀 많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의 그 갤러리는 “모자를 벗고 90도로 인사를 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마지막 인사였다”고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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