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성공 후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해보이는 안니카 소렌스탐.
여자 골프계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무려 51세의 나이로 복귀전을 치렀다. 13년 만에 밟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규무대 첫날 3오버파를 쳐 공동 77위에 자리했다. 가히 전설 다운 플레이였다.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 앤 컨트리클럽(파72, 6701야드)에서 LPGA 투어 시즌 두번째 대회 게인브릿지 LPGA 대회 1라운드가 치러졌다. 이번 대회 화제는 단연 '돌아온 세계 랭킹 1위'들이다. 지난 2011년부터 2년 간 세계 랭킹 1위를 지켰던 청야니(대만)가 돌연 필드로 돌아왔고, 은퇴한 지 13년이 지난 소렌스탐도 필드로 돌아왔다.
이 중 소렌스탐이 필드로 돌아온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집 안방에서 대회가 치러진다는 것이다. 레이크 노나에서는 1990년 솔하임컵 이후 LPGA 투어 대회가 처음 치러진다. 레이크 노나 코스 16번 홀 근처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안방에서 치러지는 LPGA 투어 대회를 가만히 앉아서 지켜볼 수 만은 없다는 생각에 대회 출전을 결심했다. 그는 대회 출전을 알리며 "코스가 우리집 뒷 마당이다. 침대에서 굴러나오면 16번 홀 티다"라고 하기도 했다. 안방에서 치러지는 만큼 캐디는 그의 남편이다.
뒷마당에서 경기를 치른 소렌스탐은 현역 선수 못지않은 경기력을 뽐냈다. 홈코스의 잇점도 분명히 있었다. 소렌스탐에 비해 비교적 공백이 적었던 청야니는 버디를 3개 낚았지만, 보기 2개, 더블 보기 2개, 트리플 보기 2개 등으로 9오버파를 쳤다. 출전 선수 120명 중에 120위를 했다. 반면, 소렌스탐은 버디 1개, 보기 1개, 트리플 보기 1개 등으로 3오버파를 쳤다. 플레이도 훨씬 안정적이었다. 유일한 버디는 14번 홀(파4)에서 기록됐다. 소렌스탐은 버디를 낚고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려 기쁨을 만끽했고, 주위에서는 소렌스탐이 돌아왔다는 흥겨운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다. 다만, 집 뒷마당과 연결된 16번 홀(파4)은 파로 마쳤다. 공동 77위로 컷통과도 기대해볼 수 있는 위치. 나이와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인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인만큼 그의 2라운드 경기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 선두는 리디아고 (뉴질랜드)다. 리디아고는 7언더파를 쳐 단독 선두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은 올 시즌 첫 출전 대회를 치르고 있는데 첫날 4언더파 공동 4위로 첫 단추를 잘 뀄다. 전인지는 3언더파 공동 11위다. 세계 랭킹 2위 김세영은 이븐파 공동 41위에 자리했다. 박성현과 박희영, 최나연, 지은희 등은 소렌스탐과 함께 3오버파 공동 77위에 자리했다. JTBC 골프&스포츠는 대회 2라운드를 27일 오전 4시 30분부터 위성생중계한다.
김현지 기자 kim.hyeonji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