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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호건과 할리우드 사인, 윌셔CC 유명일화

김두용 기자2018.04.19 오전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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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젤-JTBC LA오픈이 열리는 윌셔 컨트리클럽 9번 홀 티박스에서는 LA 랜드마크인 할리우드 사인이 선명하게 보인다.

휴젤-JTBC LA오픈이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윌셔 컨트리클럽 9번 홀. 파4 428야드로 세팅됐고, 전반의 마지막 홀이다. 티박스에 올라서면 LA와 미국 영화의 랜드마크인 할리우드(HOLLYWOOD) 사인이 선명히 보인다. 이 랜드마크는 홀을 공략할 때 중요한 포인트다.

‘골프 전설’ 벤 호건과 얽힌 일화가 유명하다. 호건은 1944년 LA오픈 참가를 위해 윌셔 컨트리클럽을 처음으로 방문했다. 연습 라운드 도중 호건은 9번 홀 티박스에 올라섰다. 자신의 캐디에게 티샷의 목표 타깃을 묻자 “언덕에 보이는 할리우드 사인을 보고 치면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고개를 갸우뚱했던 호건은 좀 더 세세하게 물었다. “사인 중 어떤 글자(알파벳)를 겨냥해야 하나?”

1995년 미국 일간지 LA타임즈에 실린 호건과 윌셔 컨트리클럽의 일화다. 호건은 할리우드 사인이 아홉 글자로 돼있는데 보다 세밀한 목표물을 제시해주길 희망했다. 9번 홀에서 보이는 할리우드 사인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마운트 리 지역의 할리우드 힐에 위치한 할리우드 사인은 9개 글자로 구성된 높이 14m, 너비 61m의 초대형 간판이다. 그렇기 때문에 호건은 아홉 글자 중 하나를 목표 타깃으로 삼아 티샷을 구사했다고 한다.

호건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볼 스트라이킹이 가장 뛰어났던 골퍼였다. 또 인간 승리의 표본이기도 하다. 1949년 자동차를 몰고 가다가 버스와 충돌해 다리가 부서지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그는 의사의 만류에도 이듬해 US오픈에 출전해 우승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두 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메이저 9승을 포함해 PGA투어 통산 64승을 챙긴 ‘골프 영웅’이다.


벤 호건.

이번 대회에서 날씨가 화창하다면 많은 선수들이 할리우드 사인을 목표물 삼아 티샷을 날릴 것으로 보인다. 날씨가 좋지 않아 할리우드 사인이 잘 보이지 않을 경우 다른 목표물을 겨냥해야 한다. LA타임즈는 “LA의 공기가 나빠지고 스모그가 발생하면서 티샷의 목표물이 바뀌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린 오른쪽에 보이는 ‘엘 로열’이라는 호텔 건물이 또 다른 목표물이다. 9반 홀은 휘어짐이 거의 없는 직선에 가깝다. 페어웨이 오른쪽에 벙커가 있어 티샷을 신경 써야 한다. 특히 그린 주변에 벙커가 몰려 있어 온그린이 까다롭다.

9번 홀은 선수들의 포토존이 되고 있다. 크리스티 커(미국)와 아디티 아쇼크(인도) 등이 할리우드 사인을 배경으로 한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환상적’이라고 해시태그를 달았다. 대회 기간에도 LA의 랜드마크인 할리우드 사인은 TV 카메라에 자주 포착될 전망이다.

윌셔 컨트리클럽은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유서 깊은 골프장이다. 2001년 LPGA투어 오디스 디포 챔피언십이 이곳에서 개최됐다. 이 골프장은 30개의 다리가 있고, 홀을 가로지르는 해저드가 많이 코스가 까다로운 편이다. LPGA투어는 2001~2005년 LA 지역에서 개최된 바 있는데 13년 만에 ‘할리우드’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 리젯 살라스는 “LA의 심장부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반겼다.

JTBC골프는 휴젤-JTBC LA오픈 1라운드를 20일 오전 7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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