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1라운드에서 기존 캐디가 더위에 힘겨워하자 도나 윌킨스(왼쪽)로 캐디를 바꾼 렉시 톰슨.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첫날 무더위에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선수들 사이에선 아이스팩이 등장했고, 일부 캐디는 열사병을 호소했다.
4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엔 최고 기온이 섭씨 35도까지 올라갈 만큼 무더웠다. 땡볕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1라운드부터 선수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렸다. 렉시 톰슨(미국)은 1라운드 막판 캐디를 교체했다. 15번 홀까지 캐디백을 메던 잭 풀검이 더위에 힘겨워하자 미국 여자 팀 단장을 맡아 도나 윌킨스로 캐디를 바꿨다. 미국 골프채널은 "풀검이 열사병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톰슨은 "풀검의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았다. 윌킨스가 흔쾌히 캐디를 해보겠다 했고 경기를 잘 도와줬다"고 말했다. 앞서 유카 사소(필리핀)도 1라운드를 앞두고 기존 캐디가 무더위에 어려움을 호소해 다른 캐디로 교체했다.
우산을 쓰고 햇볕을 가리고 있는 박인비. [사진 Gettyimages]
선수들은 틈틈이 아이스팩이나 찬 물로 더위를 식혔다. 따가운 햇볕을 가리기 위해 양산을 쓰는 건 기본이었다.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이 곳(일본)이 더운 지, 태국이나 싱가포르가 더운 지 모를 정도였다"고 했고, 넬리 코다(미국)도 "정말 더웠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박인비는 "이 정도 더운 날씨에 골프한 적이 없었다. 마라톤을 하는 것 같다"고 했고, 고진영은 "골프 하면서 가장 물을 많이 먹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골프채널은 "무더운 여름 올림픽에서 머리 염색 등 다른 것에 신경을 쓰기에도 너무 더웠다"고 전했다.
여자 골프 둘째날에도 무더위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제공한 기상 정보에 따르면, 2라운드가 열릴 5일 골프장 인근 지역에 최고 34도까지 기온이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최종 라운드가 열릴 7일엔 강수 확률 70%에 35~50mm나 내리는 큰 비가 예보돼 있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날씨에 따라 선수들이 세울 각 라운드별 전략도 중요해졌다. 고진영은 "사흘 남았고, 코스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