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각종 타이틀 경쟁에서 골고루 상위권에 든 박인비.
"지배력이 약해졌다"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이 현저히 줄어든 한국 여자 골프에 대해 AP 통신이 지난 11일 정리한 내용이었다.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입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한국은 올 시즌 치른 5개 메이저 대회에서도 우승자를 내지 못했다. 예년과는 분명 다른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한국 여자 골프가 메이저 우승 없는 시즌을 보낸 건 2010년 이후 11년 만이었다.
올해 LPGA 투어 주요 지표를 보면 예년과 다른 면이 많다. 올 시즌 LPGA 투어 22개 대회 중 한국 여자 골프는 3승을 합작하는데 만족했다. 미국(7승), 태국(4승)에 비해서도 우승이 적다. 2015년부터 매년 최다승 합작 기록을 세우던 모습과는 다르다.
주요 타이틀에서도 마찬가지다. 세계 1위 넬리 코다(미국)가 올해의 선수(161점), 상금(194만1977 달러), 평균 타수(69.020타) 1위에 올라있다. 일찌감치 아니카 메이저 어워드를 수상한 패티 타바타나킷(태국)은 신인상(970점)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3월 KIA 클래식에서 우승한 박인비가 평균 타수 2위(69.596타), 올해의 선수 5위(70점), 상금 10위(95만6850 달러)에 올라 비교적 고르게 성적을 낸 정도다. 신인상에선 김아림이 167점으로 8위에 오른 게 가장 높은 순위다.
LPGA 투어의 각종 지표에서 예년에 비해 한국 여자 골프의 '지배력'이 줄어든 분위기다. 그러나, 한 가지 위안을 삼을 지표가 있다. 평균 타수 부문에서 톱10 중 4명이 한국 선수다. 박인비를 비롯해 5위 김효주(69.975타), 6위 전인지(69.982타), 9위 고진영(70.095타) 등이 평균 타수 톱10에 들었다. 김세영이 평균 타수 1위에 올랐던 지난해에도 이 부문 톱10에 든 한국 선수는 김세영(68.686타), 3위 박인비(70.067타) 등 둘 뿐이었다.
시즌 내내 얼마나 꾸준하게 잘 쳤는지 확인할 수 있는 척도인 평균 타수에서 한국 선수들이 그나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건 고무적이다. 한국 여자 골프는 LPGA 투어 3주 휴식기를 치르고서 다음달 16일 개막할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부터 올 시즌 잔여 일정을 소화한다. 잔여 시즌에서 반등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