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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 여자골프 1위 변화의 의미

남화영 기자2022.11.02 오전 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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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야 티띠꾼이 새로운 여자 세계 1위에 올랐다. [사진=BMW코리아]

고진영(27)이 올해 1월말부터 39주간 지키던 롤렉스 세계 여자골프 랭킹 1위에서 9개월만에 내려갔다. 새로운 세계 여자 1위는 태국의 19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루키 아타야 티띠꾼이다.

티띠꾼은 길고 똑바른 드라이버 샷에 노련한 쇼트게임, 흔들리지 않는 퍼트까지 각종 데이터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다. 루키로 2승을 거두어 신인왕을 확정했고 이제 얼마 안 남은 대회에서 우승을 추가하면 다른 타이틀도 추가할 수 있다. 그만큼 위력적인 데다가 아직 나이도 어려 발전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에 특정 선수가 압도하는 경향 없이 2승을 한 신인이 새롭게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심장하다. 리디아 고(뉴질랜드), 이민지(호주), 브룩 헨더슨(캐나다), 제니퍼 컵초(미국), 찰리 헐(잉글랜드) 등이 2승이고 단독으로 3승을 차지한 선수가 없다.

상위권의 포인트 차이는 미미하다. 지난해처럼 코다와 고진영의 막판까지 가는 다승 레이스가 없는 가운데 새로운 세계 랭킹 1위의 탄생은 매 대회마다 요동칠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한국 선수가 세계 1위를 내주었고 13주간 한국 선수의 우승이 없다고 해도 세계 여자투어에서 한국 여자골프가 급속도로 나약해진 건 아니다. 올 시즌도 하반기 우승이 없을 뿐 4승을 올렸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세계 정상에 올랐던 선수들을 보면 16명 중에 한국에서 5명이나 배출했다.

부상으로 잠시 투어에서 물러난 고진영은 2019년 4월에 처음 정상에 오른 뒤에 네 번이나 정상을 정복했고, 그 결과 총 153주간 1위를 지켰다. 멕시코의 골프 여왕 로레나 오초가가 지켰던 158주에는 단 5주가 모자랄 뿐이다. 정상 레이스에서 물러난 고진영이 언제든 다시 부활할 수 있다. 세계 랭킹 톱10을 비롯해 상위권에 다수가 포진하는 상황도 변하지 않았다.

한국 선수 5명이 지난 2006년부터 집계된 이 랭킹에서 총 323주간 정상에서 태극기를 펄럭거렸다. 멕시코는 오초아만이 158주를 정상 정복자였고, 대만도 쩡야니만이 109주, 뉴질랜드는 리디아 고가 104주간 1위를 유지했다.

역대 세계 여자 1위의 유지 기간 비교, 16명 중에 한국 선수는 5명에 이른다.

미국은 크리스티 커를 시작으로 스테이시 루이스를 지나 넬리 코다까지 세 명이 59주간 1위를 지켰다. 태국은 아리야 쭈타누깐이 23주간 정상을 지키다가 이제 티띠꾼이 합류했을 뿐이다.

중국의 펑샨샨이 23주,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가 11주를 합치면 총 9개 나라에 그친다. 그 중에 한국이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한 걸음 물러나 세계 랭킹의 흐름을 보면 외국 선수들이 정상으로 치고 나갔을 때 한국 선수들이 분발하거나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곤 했다.

2010년대에 신지애가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을 때는 오초아의 은퇴로 얻었지만 이후 미야자토 아이와 크리스티 커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스테이시 루이스가 철녀로 군림하던 2013년에 박인비가 메이저 3승을 연달아 거두면서 정상을 탈환했었고, 아리야 쭈타누깐의 전성기를 유소연과 박성현이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선두 레이스를 벌였다.

고진영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지난해 여름부터 넬리 코다와의 숨가쁜 정상 쟁탈전을 벌였다.

정상 탈환의 굴레바퀴 속에서 티띠꾼은 한국 선수들을 자극하는 존재다. 고진영이 분발할지 최혜진이나 안나린과 같은 루키들이 두각을 보일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정상 정복 레이스를 보면 한국 선수들의 경쟁심에 불을 붙인 것이다.

이번주 일본에서 펼쳐지는 LPGA경기를 비롯해 플로리다까지 이어진 향후 3주의 최종전까지 이어지는 큰 대회들을 새벽잠을 깨면서 지켜봐야 할 이유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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