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는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5오버파를 기록한 뒤 손가락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다. 그러나 박인비, 렉시 톰슨 등이 부진하면서 안니카 롤렉스 어워드의 초대 수상자가 됐다.[사진=이지연기자]
15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르뱅 에비앙리조트골프장(파71)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자 김효주의 시상식이 끝난 직후 또 하나의 시상식이 열렸다. 올 시즌 메이저 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주는 '안니카 롤렉스 어워드'가 그것.
이 상의 초대 주인공은 미셸 위(미국)였다. 미셸 위는 US여자오픈 우승과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2위 등으로 84점을 획득, 76점을 얻은 2위 박인비(KB금융그룹)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초대 주인공이 됐다.
롤렉스 안니카 어워드는 '골프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신설된 상이다. 올 시즌 열린 5개 메이저대회에서 10위 안에 든 선수(우승 시 60점, 준우승 24점, 3위 18점, 4위 14점, 5위부터 10위까지는 12점부터 2점)에게 포인트를 주고 합산 점수가 가장 높은 선수를 수상자로 정했다.
미셸 위는 가장 높은 점수를 얻기는 했지만 5개 메이저 대회 중 2개 대회를 뛰지 않고도 올 시즌 메이저 대회에서 최고 활약을 펼친 선수가 되는 이상한 상황이 됐다.
지난 7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컷탈락한 미셸 위는 이후 손가락 부상으로 시즌 네 번째 메이저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 불참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 도중 5오버파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다가 손가락 부상 재발을 이유로 기권했다. 그러나 등수간 점수 차가 커서 기권을 해도 여유가 있었고, 2위 박인비, 3위 렉시 톰슨(미국) 등이 이번 대회에서 점수 차를 만회하지 못하면서 행운이 따랐다.
박인비가 가장 아쉬웠다. 박인비는 올 시즌 5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컷 통과를 하고 우승(웨그먼스 챔피언십)과 4위(브리티시여자오픈), 공동 10위(에비앙 챔피언십) 등 세 차례나 톱 10에 드는 고른 성적을 내고도 아쉽게 상을 놓쳤다.
기권 뒤 사흘 만에 다시 환한 얼굴로 대회장을 찾은 미셸 위는 "지난해 이 상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상을 타겠다는 목표를 세웠었다"며 "이 상을 타기 위해 프랑스에 왔지만 경기를 포기해 아쉽다. 하지만 정말 즐거운 한주였다"고 했다. 미셸 위에게는 감격에 겨운 순간이었으나 멋쩍은 상황은 피할 수 없었다.
에비앙=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