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 비용과 이용 횟수 [사진=KGA]
골프장을 찾는 한국의 평균 골퍼 연령은 몇 살일까? 수도권에 살며 기업 임원이거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50대 이상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다.
대한골프협회(KGA)가 지난 9월 발표한 <2023 한국골프지표 조사>에 따르면 2023년 한국에서 골프 활동을 경험한 성인 인구(20~70대)는 전체 인구의 16.9%인 625만여 명이었다. 그중에 필드 코스 경험이 있는 인구를 추리면 555만여 명에 달했다. 그 중에 남성 골퍼가 66.7%로 3분의 2를 차지했다.
한국 연령대 별 골프 인구 비중 [사진=KGA]
연령대를 분석하면 20대는 12.2%에 불과했고, 30대 15.3%, 40대는 20.9%를 차지했다. 50대가 29.3%으로 가장 많은 층을 이뤘다. 60대는 22.3%로 두 번째로 많았다. 50대 이상을 합치면 51.6%로 절반을 넘었다. 한국에서는 월 평균 골프장에서 45.8만원을 지출했고, 골프장은 연 6.8회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골퍼들의 유형을 골프장 이용자인 온 코스, 연습장인 오프코스, 실내 스크린으로 구분한 결과를 보면 재미나다. 50대 이상은 74.4%가 필드 골프를 주로 이용했고 스크린은 4.5%에 그쳤다. 반면 40대는 필드는 64.1%지만 스크린은 12.2%로 높았고 연습장인 오프코스는 23.7%로 주로 연습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국내 골프장 및 연습장과 스크린 인구 비중 [사진=KGA]
반면 전 세계 골프장 절반을 가졌다는 미국의 골퍼는 평균 43.5세로 측정됐다. 미국골프재단(NGF)은 최근 미국 골퍼가 점점 젊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냈다. NGF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골프 라운드를 하는 71%가 50세 미만 골퍼에게서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또한 평균 연령이 2018, 2019년의 44.6세에서 1년 이상 젊어졌다고 했다.
NGF는 지난해말까지 미국에서 필드 골프 인구를 2600만 명으로 추산한다. 6~17세는 350만명, 18~34세는 630만명으로 가장 큰 인구 영역을 차지했다. 35~49세는 530만명으로 50세 미만 골퍼가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이후 50~64세는 610만명, 65세 이상은 540만명이었다. 미국의 골프 전성기를 이끈 베이비붐 세대를 이어 젊은 세대가 주력이 됐다.
미국 골프 인구 세대별 비중 [사진=NGF]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내년부터 시뮬레이션 골프 투어 TGL을 띄우고, 김주형 등 젊은 선수에게 집중하는 건 이 배경이 있다. NGF는 젊은 세대가 소셜 미디어와 새로운 의류 트렌드를 이끌고 있으며 시뮬레이션 골프나 유튜버 및 기타 콘텐츠 참여 증가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골프에 참여하면서 점점 더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서 골프는 여전히 경제적으로 여력과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해야 가능하다. 골프장 그린피는 여전히 고공행진이라 젊은 골퍼들은 코로나19 기간 참여했다가 바로 빠져버렸다고들 한다. 그런데 한국의 고령화는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지속되고 있으니 골프 인구가 젊어질 가능성은 없다.
여전히 국내 제조업체 평균 수익률보다 높은 대중제 골프장들의 그린피 등 골프 비용이 낮아져야 할 이유와 절박함은 차고도 넘친다. 어느 순간 골프가 볼링이나 스키처럼 인구가 갑자기 사라질지 알 수 없다.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는 노력이 없거나 비용 인하가 없다면 한국 골프의 미래는 암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