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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33년만에 아마추어 우승할까?

남화영 기자2024.01.22 오전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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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닉 던랩(오른쪽)과 캐디 [사진=PGA투어]

세계 최고의 프로 선수들이 모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33년만에 아마추어 선수가 우승할 수 있을까?

올해 스무살의 앨라배마대학 2학년생 닉 던랩이 아메리칸익스프레스(총상금 840만 달러) 무빙데이에서 12언더파 60타를 치면서 3타차 선두로 나섰다. 던랩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라킨타 컨트리클럽(파72, 7060야드)에서 이글 하나에 버디 10개를 묶어 12언더파 60타를 쳐서 3타차 선두(27언더파)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다.

던랩은 지난해 US아마추어선수권 우승자로 충분한 잠재력을 갖췄다. PGA투어에는 3번 초청 선수로 나와 컷 탈락했으나 이번 주에 골프사를 새로 쓸 태세다. 만약 우승하면 1991년 노던텔레콤오픈에서 우승한 필 미켈슨(미국) 이후 33년만에 PGA투어 대회에서 아마추어로 우승하게 된다.

마지막날은 피트다이 스타디움 코스(파72, 7187야드)에서 치르지만 던랩은 2라운드를 이 코스에서 경기해 보기없이 버디만 7개를 잡고 65타를 쳤다. 3타차 선두에 우승의 가능성이 있지만 남은 18홀이 결코 만만치는 않겠다.

저스틴 토마스 [사진=PGA투어]

샘 번즈는 무빙데이에 스타디움 코스에서 선두로 출발해 7타를 줄여 2위(24언더파)로 내려갔다. 저스틴 토마스(이상 미국) 역시 스타디움 코스에서 버디만 11개를 잡고 61타를 쳐서 3위(23언더파), 크리스찬 베주이덴하우트(남아공)가 7언더파로 4위(21언더파)다.

3년 전 이 대회에서 우승한 김시우(29)도 잰더 쇼플리, 에릭 콜(이상 미국) 등과 공동 5위다. 임성재(26)는 마이클 김 등과 공동 12위(18언더파)로 출발하며 세계 골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이상 미국)는 공동 39위(14언더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 골퍼가 PGA투어 대회 한 라운드에서 ‘60타’를 친 건 역대 두 번째다. 던랩의 나이는 20세29일인데 1922년 진 사라센이 서던오픈에서 20세5일의 나이로 우승한 100년 전과 비교될 정도다.

PGA투어가 조직화한 1940년 이래 아마추어가 우승한 건 고작 8번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이던 1945년에 세 번이 쏟아졌고 이후로 1948년에 프랭크 스트라나한이 두 번째 아마추어 우승을 거뒀고, 1954, 1956, 1985년에 한 번씩 있었다.

필 미켈슨 1991년 우승

리브(LIV)골프리그로 투어를 옮긴 필 미켈슨은 1991년 노던텔레콤오픈에서 대학생 신분으로 초청 출전해 우승했다. 투손 사막에서 열린 대회 우승 후 미켈슨은 심리학 학점을 받는다면서 학교로 돌아갔고 이듬해 봄에 프로 데뷔했다.

미켈슨 뒤로는 수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도전했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프로의 재물이 됐다. ‘트위스트 스윙’의 매튜 울프는 오클라호마대학 재학인 2019년 웨이스트매니지먼트오픈에 초청 출전한 뒤에 프로가 됐다. 그리고 3주만에 3M오픈에서야 첫승을 했다. 한 달 전에는 전미대학 대회(NCAA) 타이틀을 차지한 대학 에이스였다.

콜린 모리카와(미국)는 울프와 같은 해 6월 프로 데뷔했다. 그리고 얼마 안돼 바라쿠다챔피언십에서 첫승을 올렸고 이후 두 개의 메이저 우승을 거뒀다. 울프와 대학 친구였던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은 프로 데뷔 이듬해인 2020년 2월 푸에르토리코오픈 우승 후 지난해 PGA투어 플레이오프 2개 대회를 최종전까지 우승했다.

김시우는 공동 5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프로 데뷔 후에 바로 우승한 유능한 선수가 데뷔 전에는 PGA투어에서 30년 이상 우승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모리카와는 출전 기회의 불균등에서 원인을 찾았다. ”PGA투어에서 아마추어는 초청 출전이라 모든 게 낯설어 우승이 어렵다. 또한 아마추어 선수가 대회 중에 만나는 많은 선수가 우상화한 선수들이라 티샷부터 긴장하게 된다.”

애덤 스캇(호주)은 프로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되었다는 이유를 덧붙였다. “젊은 투어 프로들은 기량이 더 나아졌고 평준화했다. 특정 소수가 투어를 지배하지 않고 뛰어난 선수들끼리 선의의 경쟁 구도가 두텁게 이뤄졌기 때문에 아마추어가 그걸 뚫기란 점점 더 어렵다.”

그렇다면 과연 3타 리드를 가진 던랩이라면 쟁쟁한 투어프로들 사이에서 어떻게 리드를 지킬지가 관전 포인트다. 최종 라운드는 22일 새벽 5시45분부터 JTBC골프&스포츠를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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