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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투어, 유럽-아시아서 영토 침투전

남화영 기자2023.05.16 오전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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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월드 코리안투어 공동 주관으로 지난달 열린 코리아챔피언십 [사진=KPGA]

유럽을 무대로 하는 DP월드(유러피언)투어는 아시아로, 아시안투어는 영국으로 서로의 영역에서 대회를 만드는 침투전이 올해 세계 투어의 두드러진 양상이다.

DP월드는 아시아에 5개 대회를 총 1천만 달러 규모로 올해 만들었고, 아시안투어는 10개의 시리즈를 총 2천만달러(추정) 규모로 아시아와 영국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신생 리브(LIV)골프간에 천문학적인 상금을 걸고 좋은 선수와 시장을 확보하려는 싸움은 DP월드투어와 아시안투어의 대리전으로 전선이 확대됐다.

올해 DP월드는 43개의 대회를 개최하는데 신설된 5개 대회가 모두 아시아에서 열리는 회당 200만 달러 이벤트다. 첫 3개 대회는 지난 2월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싱가포르클래식을 시작으로 태국에서 태국클래식, 인도에서 히어로인디언오픈이 3주간 연이어 열렸다.

DP월드의 올해 신설 5개 대회

지난달 20일 일본에서는 역대 처음으로 일본프로골프(JGTO)기구와 공동 주관으로 ISPS한다챔피언십을 열었고, 다음주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공동 주관으로 코리아챔피언십 by제네시스를 개최했다. 5개 대회는 상금 200만 달러였고 대체로 투어가 주도해 선설됐다.

DP월드의 배경에 있는 PGA투어가 5개 대회 상금을 후원했다고도 한다. 지난 1월에 일본, 한국 투어의 상금왕에게 DP월드투어 출전권을 주고, DP월드 시즌을 마쳤을 때 상금 10위까지 PGA투어 출전권을 준다는 세계 전략을 공개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미국-유럽투어의 아시아 친화 정책의 이면에는 리브골프 견제라는 목적이 있다.

세계 투어의 영토 침투전은 리브골프가 지난해초 아시안투어에 총상금 150만 달러 대회 6개 신설을 후원하면서 시작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사우디인터내셔널을 제외하고 태국, 잉글랜드, 싱가포르, 한국, 모로코, 이집트에서 150만 달러 대회가 생겼다.

대회당 2500만 달러를 상금으로 걸고 48명의 스타급 선수만 출전하는 색다른 투어를 운영하는 리브골프는 세계월드랭킹(OWGR) 포인트를 받으면서 다른 투어와도 연결되고 다수의 선수를 수급할 수 있는 ‘인터내셔널 시리즈’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안투어 루키상을 받은 김비오 [사진=아시안투어]

2년차를 맞은 올해는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의 방식처럼 2부 리그 개념의 상승 하강제가 생기면서 리브골프와 아시안투어의 연계를 높였다.

총상금을 대회당 200만 달러로 늘리고 대회 수도 10개로 확대했다. 그러면서 잘하는 선수는 리브골프로 올리고 대회 숫자가 적은 리브 선수들이 아시안투어에서 대회에 종종 출전하면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아시안투어는 6개국(오만, 카타르, 베트남, 스코틀랜드, 홍콩, 인도네시아)에 이 시리즈를 추가했다. 태국, 잉글랜드, 싱가포르, 이집트의 4개국은 유지하되 한국과 모로코에서 열렸던 대회는 올해 중단됐다.

아시안투어는 세인트앤드루스에서 대회를 신설했다 [사진=아시안투어]

지난해 잉글랜드에서 처음 대회를 연 데 이어 올해는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인근에도 대회를 만들었다. 아시안투어로서는 DP월드가 아시아에서 5개의 대회를 신설한 데 대한 대응책으로 DP월드의 심장인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에 연속 대회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조민탄 아시안투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JTBC골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DP월드투어에도 우리 대회 일정을 알리며 공동 주관(코생션)에도 열린 자세”라고 말했다. 아시안투어는 선수에게 DP월드투어나 PGA투어 등 해외 투어 출전에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반면 DP월드는 지난주에 소속 선수 26명에게 리브골프와 아시안투어 대회 출전과 관련한 벌금 및 대회 출전 제재 강도를 높였다. 선수들은 이해 충돌을 빚는 상대 투어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1만2500파운드(2091만원)에서 10만파운드(1억6730만원)까지 내야 한다. 10만 파운드 벌금을 낸 16명의 선수 리스트도 최근 공개됐다.

따라서 향후 DP월드투어는 올해 신설한 한국, 일본, 인도 등의 아시아에서 아시안투어와의 연계를 끊는 작업을 펼칠 개연성이 높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DP월드투어가 내미는 손을 넙죽 잡아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코리안투어의 상위권 선수들은 아시안투어의 인터내셔널 시리즈에도 많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KPGA투어는 지난달 향후 국내에서 열리는 해외 투어와의 공동주관 대회에 DP월드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협약서를 선수들 동의없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안투어 출전권을 가진 KPGA 소속 한국 선수는 33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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