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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재치와 여유 빛난 우승소감 "캐디 여전히 무서워"

김두용 기자2018.02.18 오후 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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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이 18일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코알라를 보며 신기해하고 있다. [갤럭시아 SM 제공]

데뷔전 정상 등극에 영어 우승 인터뷰까지. '슈퍼루키' 고진영이 장밋빛 2018년을 활짝 열었다.

고진영은 18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14언더파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성공했다. 2018년 목표로 세웠던 1승과 우승 영어 인터뷰를 모두 첫 대회에서 실현하며 함박 미소를 지었다. 서툴지만 침착하게 영어로 입을 뗀 고진영은 “정말로 긴장했다. 처음으로 호주와 애들레이드를 방문했는데 일단 4일 동안 즐겁게 플레이하자고 마음 먹었다”며 “첫 번째 목표가 컷 통과였다. 다음으로는 경기를 즐기자는 마음가짐이었는데 이렇게 우승까지 하게 됐다. 앞으로 목표를 고민해봐야겠다”고 활짝 웃었다.

설날을 맞아 한국팬들에게 우승컵을 선물한 고진영은 새해 인사도 잊지 않았다. 고진영은 “오늘 한국은 설날이다. 고국에서 응원해준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새해 복 많이 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영어가 완벽하지 않았지만 또박또박 침착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는 “아버지가 한국에서 TV로 경기를 봤고, 많이 긴장하셨을 것이다. 해냈고, 사랑한다고 얘기해주고 싶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또 2015년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캐디 딘 허든 얘기가 나오자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캐디와 호흡이 어떠냐’는 질문에 고진영은 “여전히 무섭다. 특히 후반 9홀, ‘17번과 18번 홀에서 허든의 얼굴을 봤느냐’며 정말 무서웠다”는 재치 있는 답변으로 좌중을 웃게 하는 여유까지 드러냈다. 고진영은 우승 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1000만원)를 획득했다.

다음은 고진영과의 일문일답.

-기록적인 우승을 했다.
"데뷔전에서 첫 승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루키가 67년 만에 데뷔전에서 우승을 했다고 들었는데 굉장히 영광스럽다. 여기 호주 팬들도 그렇고 특히 한국 동포분들이 갤러리하면서 많이 응원해주셔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말한 대로 67년 만에 대단한 기록을 세웠는데 기분이 어떤가?
"언젠간 기록이 깨지겠지만 67년 만에 내가 해냈다는 것이 기분이 좋다. 또 한국이 지금 설연휴인데 아빠가 한국에 계시다. 아빠한테 세배를 못했는데 이렇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

-첫 데뷔전 치렀는데 소감은?
“미국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대회도 해봤지만 데뷔전이라고 생각하고 플레이하는 느낌을 오랜 만에 가졌다. 굉장히 부담도 되고 긴장도 됐고, 설레기도 했다. 여러 복잡한 감정 속에서 플레이를 했다.”

-2017년 시즌이 끝나고 어떻게 오프시즌을 보냈나?
“시즌이 끝나자마자 훈련 가기 전까지 한 달 정도는 클럽을 많이 잡지 않고 몸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시즌 내내 하지 못했던 것과 먹지 못했던 것을 먹으면서 힐링하는 시간도 가졌다.”

-뉴질랜드에서 전지훈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누구와 함께 했는가?
“조정민 프로와 함께 했다. 코치 없이 언니와 나랑 둘만 가서 연습했다.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었다.”

-전지훈련에서 어떤 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는가? 스윙이나 쇼트게임, 퍼팅 등에 변화가 있는가?
“아무래도 스윙에 기복이 있는 편이라 스윙을 다듬는데 노력을 했다. 또 쇼트 게임에서도 부족함을 느껴서 100야드 이내에서의 감각적인 부분에 있어서 연습을 많이 했다. 퍼팅이나 그런 부분에서의 큰 변화는 없었다.”

-한국에서는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선수다. 기분이 어떤가? 부담스러운가?
“사실 처음에는 부담도 됐다. 하지만 이런 부담은 어떤 선수에게나 똑같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선수라면 그런 부담을 안고 있어야 어느 정도 성적이 나는 것 같아서,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첫 대회를 잘 치렀는데 앞으로 남은 시즌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생각했던 것보다 첫승이 빨리 나와서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시즌이 긴 만큼 체력 훈련에 집중을 하고 긴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올 시즌 구체적인 목표가 있는가? 2018년, 6개월, 3개월, 이번 대회 등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2018년 목표는 LPGA멤버로서 대회를 하는 데뷔해이기 때문에 신인왕을 받아보고 싶다. 시기별로는 구체적으로 목표를 세우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하기가 어렵다.”

-이번 시즌 함께 지낼 팀을 소개한다면?
“캐디 딘 허든, 매니저먼트사의 언니와 함께 시즌을 보내게 될 것 같다.”

-미국에 거처를 정했는지?
“아직 없다.”

-올해 투어에 적응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
“비행시간이 많고, 골프를 치는 날들이 많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과 시차 적응에 대해서 많은 노하우가 필요할 것 같다. 아직은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좀 더 비행을 해보고 그런 경험들이 쌓이면 현실적인 노하우가 생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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