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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전쟁'서 판정승 박성현, 하나은행 1R 공동선두

김두용 기자2017.10.12 오후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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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이 12일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노보기 플레이를 펼치며 공동 선두에 올랐다.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본부 제공]


12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오션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 세계랭킹 1~3위 유소연과 박성현, 렉시 톰슨(미국)이 동반 라운드를 펼친 마지막 조에 시선이 쏠렸다. 100명에 가까운 박성현의 '남달라' 공식 팬클럽은 1번 홀 티박스로 들어서기 전 ‘우리는 언제나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기를 불어넣는 등 분위기를 달궜다.

올 시즌 주요 타이틀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유소연과 박성현, 톰슨은 한국과 미국의 대표성을 띤다. 이날 공교롭게 유소연과 박성현이 검정색 계통의 의류를 입었고, 톰슨이 흰색 계열의 밝은 색 옷을 택해 상반되는 이미지도 뚜렷했다. 마치 ‘흑백 전쟁’ 같았다.

톱랭커들의 멋진 샷 경연에 팬들은 환호했다. 박성현과 유소연은 물론이고 톰슨이 멋진 샷을 할 때도 갤러리들은 열띤 환호성을 보냈다. 이날 공식 집계 갤러리는 역대 대회 첫 날 최다인 5772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라운드보다 184명이 늘어난 수치다. 구름 갤러리에 화답하듯 마지막 조 톱랭커들은 버디, 파 행진을 이어나갔다. 그러다 6번 홀에서 유소연의 첫 보기가 나왔다.

박성현과 톰슨은 호쾌한 장타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드라이버 샷 거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흥미로운 구도를 구축했다. 두 선수의 1라운드 드라이브샷 거리는 264야드로 똑 같았다. 그래도 상금랭킹 1위에 올라 있는 박성현의 샷감이 가장 좋아보였다. 이날 박성현은 그린과 페어웨이를 2번만 놓칠 정도로 안정된 샷감을 보여줬다.

유소연이 1번 홀 버디를 잡으며 가장 먼저 앞서갔지만 4번과 7번 홀에서 2m 버디를 낚은 박성현이 서서히 앞으로 치고 나왔다. 하지만 장타와 정교한 아이언 샷을 앞세운 톰슨이 전반에 버디 3개를 낚으며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후반 들어 박성현의 퍼트가 살아났다. 11번 홀에서 6m 거리의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박성현은 3언더파로 올라섰다. 그리고 13번 홀에서도 비슷한 거리의 중거리 퍼트를 집어넣으며 징검다리 버디를 완성했다. 기세가 오른 박성현은 17번 홀에서는 10m에 가까운 롱 퍼트를 깨끗하게 홀에 떨어뜨리며 5언더파까지 올라갔다.

파5 18번 홀에서 박성현은 행운의 샷으로 버디를 추가했다. 드라이버 티샷 후 183m를 남겨두고 3번 아이언을 잡았다. 3개월 전부터 웨지 54도를 빼고 추가한 비장의 무기다. 하지만 박성현은 3번 아이언으로 스윙을 한 듯 인상을 찌푸렸다. 샷이 정확하게 임팩트되지 않아 오른쪽 워터해저드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공의 윗부분을 맞히는 톱볼이었지만 가까스로 워터해저드를 넘어 그린에 올라갔다. 행운이었다.

안도의 숨을 내쉰 박성현은 6m 거리의 행운의 이글 찬스를 잡았다. 첫 번째 퍼트가 홀 오른쪽으로 지나갔지만 버디 퍼트는 가볍게 성공시켰다. 박성현은 김민선, 이민지와 함께 6언더파 공동 선두로 올라서며 경기를 마쳤다. 그는 “솔직히 마지막 홀에서 핀 왼쪽을 겨냥하고 샷을 했는데 톱볼이 나오면서 밀리는 구질이 나왔다. 그래서 빠졌구나 생각했다. 캐디한테 러키샷이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박성현은 “첫 시작이 좋은 것 같아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 이 기운이 마지막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2015년 대회 1라운드에서도 박성현은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그는 “1라운드 끝나고 우승 얘기를 하는 게 부담스러운데 메인 스폰서 대회인 만큼 잘 하고 싶은 마음 크고, 우승하면 좋을 것 같다. 메이저 대회 못지않게 열기가 뜨거운 것 같다. 한국에서 열리고, 우승을 놓친 기억이 있기 때문에 우승 욕심이 큰 대회”라고 다부진 의지도 드러냈다.

동반 라운드를 펼쳤던 톰슨은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공동 13위에 올랐다. 버디와 보기 3개씩을 기록한 유소연은 이븐파 공동 40위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 최고인 3위 성적을 냈던 김민선은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를 쳤다. 이민지는 버디 8개에 보기 2개를 솎아냈다. 최운정과 박민지, 크리스티 커, 리젯 살라스, 마리나 알렉스(이상 미국)가 5언더파 공동 4위에 자리했다.

김지현과 고진영이 리디아 고와 함께 4언더파 공동 9위에 올랐다. 2014년 이 대회 우승자인 양희영이 2언더파 공동 16위로 김효주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덤보’ 전인지도 2언더파다.

JTBC골프는 대회 2라운드를 13일 낮 12시부터 생중계한다.

영종도=김두용 기자 enjoygo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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