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퀄리파잉 대회를 거쳐 텍사스 슛아웃에 출전한 14세 아마추어 카라 산포드.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는 14세 소녀가 여자 골프 최고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처음 출전해 컷을 통과했다. 카라 산포드(미국)가 그 주인공이다.
산포드는 3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있는 라스 콜리나스 골프장에서 열린 아메리카 텍사스 슛아웃 프리젠티드 바이 JTBC 2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를 쳤다. 중간합계 이븐파 공동 48위다. 이번 대회는 2라운드 공동 70위까지 1차 컷 통과자를 가린다. 악천후로 경기를 못 마친 오후 조 선수들이 끝나더라도 산포드의 컷 통과는 거의 확실하다.
텍사스 슛아웃 대회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특별한 참가 기회를 준다. 고등학생, 대학생 아마추어끼리 슛아웃 퀄리파잉 대회를 치러 각 대회 상위 2명씩 총 4명에게 출전권을 준다. 산포드는 고등학교 퀄리파잉 대회를 통해 이번 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LPGA투어는 첫 출전이다.
산포드는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다. 그는 대회 전 프로암에서 스테이시 루이스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루이스는 11세에 척추측만증을 진단 받고 지지대에 의존하며 지내다가 세계 최고의 여자 골퍼가 됐다. 루이스는 “산포드와 서로의 이야기들을 공유했다”고 했다. 산포드는 비슷한 처지에서 성공한 루이스가 롤 모델이다.
첫날 2오버파를 친 산포드의 2라운드 출발은 불안했다. 1, 3번 홀에서 보기를 범해 컷 통과가 어려워보였다. 그러나 6, 7번 홀 연속 버디로 만회하더니 9, 10번 홀에서 또 2연속 버디를 잡았다. 14세의 나이지만 1, 2라운드 평균 비거리는 각각 252야드, 225.5야드였다. 둘째 날엔 그린 적중률이 88.8%로 높았다.
산포드보다 어린 나이에 천재성을 드러낸 선수들이 있다. 미셸 위는 13세, 렉시 톰슨은 12세, 루시 리는 11세에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 출전했다. 톰슨은 12세였던 2007년 역대 최연소로 US오픈에 출전해 ‘천재 골프소녀’로 유명해졌다. 2014년엔 루시 리가 11세의 나이에 US오픈 최연소 출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톰슨과 리는 컷 통과를 하지 못했다.
미셸 위는 산포드보다 어린 나이에, 그것도 메이저 대회에서 컷을 통과했다. 2003년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현 ANA인스피레이션)에 13세의 나이로 출전해 2오버파를 치면서 본선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는 1차 컷만 넘겨도 2차 컷 탈락 제도가 있다. 3라운드에서 공동 50위 안에 들어야 최종 라운드에 참가할 수 있다. 산포드는 2라운드를 마치고 “주말에도 많은 선수들과 골프를 할 수 있다는 게 흥분된다. 더 많은 경험을 쌓고 가고 싶다”고 했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14세 소녀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원종배 기자
Won.Jonga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