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은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치며 공동 2위에 올랐다. [하나외환 챔피언십 대회본부]
양희영(25)이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 2연패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양희영은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로 3언더파 공동 2위에 올랐다. 선두 강혜지(한화)와는 2타 차다. 양희영은 강풍에 고전했지만 퍼트 25개를 기록하는 등 쇼트게임을 잘 했다. 특히 12~14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낚았고, 지난 대회 우승컵을 안겨줬던 18번 홀(파5)에서 가볍게 버디를 뽑아내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 했다.
양희영은 차가운 강풍 탓에 핫팩까지 꺼내 손을 녹여가면서 경기를 소화했다. 그는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안정적으로 코스를 공략했다”고 했다. 양희영은 파5 홀에서도 2온을 노리기보다는 레이업을 하면서 끊어가는 전략을 구사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는 “한국 대회는 항상 각별하다. 가족들 지인들 앞에서 하는 것이라 우승하고 싶은 욕심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양희영은 최근 예뻐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다이어트 효과다. 타이틀스폰서와 계약이 만료된 양희영은 최근 3·4라운드에 무너지는 징크스 탓에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는 “인생에서 가장 많은 몸무게까지 나갔다. 몸도 무거워지고 이래서 안 되겠다는 결심 하에 한 동안 대회를 나가지 않고 운동으로 다이어트를 했고, 8kg를 감량했다”고 털어놓았다. 몸이 다시 가벼워져 스윙 매커니즘이 원활하게 진행됐고, 파워도 그대로라 효과가 좋았다.
양희영은 선수뿐 아니라 여자로서도 사랑 받고 싶다. 그래서 시즌 후 10kg을 더 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다이어트를 한 뒤 몸도 가벼워지고 예전보다 몸매도 날씬해져 스스로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10kg 더 빼기로 결심했다. 살은 빼더라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서 근육을 붙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두 번째 우승과 함께 남자친구도 같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이기도 했다.
다이어트를 통해 몸은 가벼워졌지만 여전히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는 그대로다. 그는 몽롱한 기분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잠을 충분히 자도 멍한 느낌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고 음식을 씹으며 깨려고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아 걱정이다. 성적이 나지 않자 ‘나는 왜 이렇게 못할까, 왜 이렇게 부족하지’라며 자신을 자책하는 등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아침마다 양희영을 괴롭히고 있는 셈이다. 양희영은 “우승을 하면 마음이 편해지겠죠”고 했다. 우승을 한다면 양희영은 정신적으로 더욱 성숙해질 것 같다.
영종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