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은 4일2015 LPGA 투어 최종 Q스쿨 1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몰아치며 공동 2위에 올랐다. [박준석 사진기자]
박주영(호반건설)은 큰 무대에서 역시 강했다.
박주영은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의 LPGA 인터내셔널코스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종 Q스쿨 1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로 5언더파를 몰아치며 공동 2위에 올랐다. 6언더파 단독 선두 케이시 그라이스(미국)와는 1타 차다. 2013년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초청 선수로 출전해 톱10에 진입하며 세계 경쟁력을 드러낸 박주영은 ‘지옥의 레이스’인 최종 Q스쿨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박주영은 아직 프로 우승 경험이 없음에도 압박감 속에서 자신의 경기력을 유감없이 펼치는 등 강심장 면모를 드러냈다.
언니 박희영(하나금융그룹)과 함께 LPGA 투어를 누비는 꿈을 꾸고 있는 박주영은 10일 전 결전의 장소에 도착해 현지 적응력을 높였다. 거친 버뮤다 잔디를 고려해 어프로치 샷 연습을 집중적으로 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올해 국내에서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가 262.70야드로 장타를 뽐냈던 박주영은 첫 홀부터 버디로 상쾌하게 출발했다. 전반에 2타를 줄인 박주영은 후반에도 12, 13번 홀 연속 버디를 낚았고,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뽑아내는 등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박주영은 지난 10월 LPGA 투어 2차 Q스쿨도 4언더파를 치며 공동 8위로 통과했다. 미국무대 첫 도전이지만 떨지 않고 차분히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그래서 박희영도 동생의 Q스쿨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박희영은 “동생이 Q스쿨 같은 것을 아주 잘 한다. 나는 떨려서 잠도 못 자는데 동생은 한국 시드전과 LPGA 2차 Q스쿨 볼 때도 부담 없이 냉정하게 경기를 잘 하더라”라고 말했다.
2008년 프로 전향 후 국내에서 뛰고 있는 박주영은 아직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지만 과감히 꿈의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한국 투어를 뛰면서 그냥 흘러가는 대로 골프를 치고 경기를 하다가 문뜩 처음 골프를 할 때 꿈이 미국무대에서 뛰는 거였던 게 떠올랐다. ‘난 아직 아니야’라고만 생각해왔는데 돌아보니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실천해야겠다 싶어 도전하게 됐다”며 해외 진출 결심에 대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박주영은 자신과 똑 같이 자매 골퍼에 도전하는 메디슨 프레셀(미국)과 함께 라운드를 했는데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냈다. 모건 프레셀의 동생인 메디슨은 이븐파 공동 46위를 기록했다. 장타 기량이 돋보이는 박주영이 메디슨보다 Q스쿨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71cm로 체격 조건이 좋은 박주영은 특별히 떨어지는 부분도 없다. 박주영은 올해 국내에서 퍼트와 평균 타수 부문도 30, 40위권으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꾸준한 경기력을 보일 필요가 있다. 박희영은 “어디 하나 빠질 것 없는데 기복이 심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박주영은 페어웨이 적중률이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닌데 일단 티샷을 잘 보내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언니의 조언처럼 지키는 플레이로 코스를 요리한다면 꿈에 그리던 LPGA 투어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