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와 김세영의 목표는 조금 다르다. 장하나는 목표를 크게 잡았고, 김세영은 다소 조심스럽다. 그러나 둘 모두 US여자오픈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준석 사진기자]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하는 라이벌 장하나와 김세영은 국내 장타자의 명예를 걸고 뜨거운 샷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장하나와 김세영은 국내를 대표하는 장타자다. 장하나는 지난해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 262.7야드를 기록해 3위에 올랐고, 김세영은 264.7야드로 전체 1위에 올랐다. 이들은 단단한 하체를 바탕으로 장타를 날린다. 장하나는 유도로, 김세영은 태권도로 하체를 단련했다. LPGA 투어가 전장이 점점 더 길어지는 추세라 이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베테랑 골퍼 최나연(SK텔레콤)은 “미국은 힘이 좋은 선수, 공을 잘 때리는 선수에게 유리하다. 이들은 거도 많이 나가고 체력도 좋아 순조롭게 적응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장하나와 김세영은 거리를 더 늘리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 구슬땀을 흘렸다. 장하나는 “몸이 더 탄탄해진 느낌이다. 힘은 들지만 이제는 어떤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생겼다. 또 예전에는 100% 힘을 내야 거리가 나왔지만 이제 체력이 뒷받침이 되면서 70~80%의 힘으로도 정확하고 멀리 보내는데 감을 잡았다”고 흡족해했다. 또 김세영도 하루 3~4시간씩 체력 훈련에 투자하며 근력 강화에 집중했다.
이들은 모두 LPGA 투어 우승 기회를 놓쳐 지옥의 관문인 LPGA Q스쿨 통해 미국 무대에 입성했다. 장하나는 지난해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하며 우승자 김효주(롯데)를 바짝 추격했지만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종 순위는 선두에 2타 차 뒤진 공동 3위. 장하나는 “우승 기회가 왔었는데 굉장히 아쉬웠다. 올해 다시 한 번 더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장하나보다 더 아쉬운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그는 지난 2013년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 17번 홀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며 우승을 목전에 뒀다. 그러나 마지막 홀에서 칩샷 미스에 이은 2m 파 퍼트 실패로 우승컵을 내줬다. 김세영은 “현실을 받아들이자고 마음을 먹었다. 덕분에 지난해 Q스쿨에서 당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더 집중했다”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장하나와 김세영의 목표는 조금 다르다. 장하나는 “국내에서도 받아보지 못한 신인왕에 욕심이 난다. 또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에비앙 챔피언십이다. 올해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메이저 우승을 포함해 5승은 거두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김세영은 조금 조심스러웠다. 그는 “신인왕에 큰 욕심을 내기보다 투어에서 1-2승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이 공통적으로 우승에 욕심을 드러낸 대회는 US여자오픈. 장하나는 “누구나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싶어한다. 욕심이 난다”고 말했고, 김세영도 “US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면 진짜 세계를 정복했다는 느낌일 것 같다.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서창우 기자 real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