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시절부터 라이벌로 지낸 리디아 고와 아리야 주타누간.
22일 호주 멜버른의 로열 멜버른 골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호주 여자오픈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경쟁하는 리디아 고(18)와 아리야 주타누간(20)은 주니어 시절부터 라이벌이다.
김효주(20)와 함께 주니어 여자 골프를 주름잡았다. 김효주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다음 주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데뷔한다.
아마추어 시절 세 선수 모두 뛰어났지만 굳이 우열을 가리자면 리디아 고가 약간 앞섰다. 2012년 세 선수는 US아마추어 오픈에서 일합을 겨뤘다. 김효주가 예선 스트로크 라운드를 1위로 통과했고 리디아 고가 한 타 차 2위, 아리야는 김효주에 3타 차 3위였다.
매치플레이로 치러진 본선에서는 김효주가 8강에서 탈락했다. 리디아 고는 4강에서 아리야를 3홀차로 여유 있게 꺾었고 우승도 차지했다.
2013년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도 세 선수는 초청으로 나와 한 조로 경기했다. 모두 LPGA 투어 회원이 아니었다. 첫 라운드에서 아리야는 두 경쟁자에 비해 30야드 정도 드라이버를 멀리 쳤다. 8언더파로 코스레코드를 기록하면서 선두에 올랐다. 김효주가 6언더파, 리디아는 1언더파를 쳤다. 리디아 고는 경기 후 약이 바짝 오른 모습이었다.
최종 순위는 아리야가 15언더파 3위, 김효주와 리디아 고는 10언더파 공동 9위였다. 리디아 고는 이후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2차례 우승하는 등 LPGA 투어에서 성공하고 올 들어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김효주도 처음 출전한 메이저대회인 지난해 에비앙에서 메이저 최저타 기록(61타)을 세우며 우승하는 등 이름을 날리고 있다.
아리야는 2013년 혼다 타일랜드 마지막 홀에서 통한의 트리플 보기를 하면서 박인비에게 우승을 넘겼다. 나이 제한을 풀어달라는 청원이 LPGA 투어로부터 거절당해 LPGA 투어에 오지 못했고 언니와 장난을 하다가 어깨까지 다치면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세계랭킹은 60위다. 그러나 올해 LPGA 투어에서 다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준우승을 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또 다시 우승을 노리고 있다.
아리야는 괴물이다. 300야드 장타를 칠 수 있는 선수다. 2번 아이언을 쓰는 희귀한 여자 선수이기도 하다. 스테이시 루이스는 “남자 같은 선수”라고 했다. 약점도 있다. 감정에 흔들리기도 한다.
이번 대회는 리디아 고와 LPGA 회원이 된 괴물 아리야와의 첫 기싸움이다. 아리야 주타누간은 김효주나 백규정, 리디아 고 등과 앞으로 10년 이상 경쟁할 선수다. 향후 10년의 판도가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두 선수는 매우 긴장했을 것이다. 둘 다 첫 홀에서 똑같이 보기를 했다. 그러나 리디아 고가 3번 홀에서 샷이글을 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8언더파로 올라섰다. 정교한 샷, 퍼트에서 아리야 주타누간이 리디아를 따라가지 못했다.
거리가 문제였다. 아리야는 5번 홀에서 드라이버를 잡지 않았는데도 티샷이 257m나 날아갔다. 그러면서 페어웨이를 지나 러브에 빠졌고 보기를 했다. 리디아와 3타 차로 벌어졌다. 올 시즌 두 번째 대회인 바하마 클래식에서 김세영에게 패한 아리야 주타누간은 또 다시 우승을 날릴 위기에 빠졌다.
오후 4시 현재 리디아 고와 양희영이 9언더파 공동 선두다. 주타누간은 6언더파로 3타 차다.
J골프에서 생중계하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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