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오늘이 있게 한 기아 클래식에 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로 출전한 서희경. 9오버파를 치고 기권한 그는 4월 중순 열리는 롯데 챔피언십을 통해 다시 투어에 서기로 했다.[사진 골프파일]
"아들을 보고 싶어서 잘 안됐나봐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기아 클래식 1라운드를 마친 뒤 기권한 서희경은 그래도 웃었다.
서희경은 지난 2010년 시작된 이 대회의 초대 챔피언이다. 초청 선수로 출전해 우승해 미국 투어 카드를 받으면서 기아 클래식은 서희경에게 누구보다 특별한 대회가 됐다.
서희경은 2010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 대회에 출전했다. 2011년을 제외하고는 예선을 통과했다. 임신 초기였던 지난 해 대회에서도 힘든 몸을 이끌고 출전해 이븐파 공동 43위를 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첫 날 9오버파를 친 뒤 기권했다. 서희경의 남편 국정훈씨는 "샷감이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고 몸 컨디션 회복도 늦어져서 무리하지 않기 위해 기권을 택했다"며 "아이를 낳기 전보다 훨씬 여유가 많아졌다. 과거와 달리 성적이 좋지 않아도 투어 생활 자체를 즐기고 있는 것 같다. 1라운드에 9오버파를 치고는 아들(국도현)을 보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고 받아들이더라"고 말했다.
기권을 택한 서희경은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샷과 컨디션을 좀더 끌어올린 뒤 4월 15일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롯데 챔피언십부터 다시 투어에 복귀할 예정이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