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는 "어렸을 때부터 안니카 소렌스탐을 좋아했다. 은퇴했지만 여전히 후광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더 열심히 해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소렌스탐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고성진]
스무 살의 변신
스무 살 김효주는 지난 해 말 시력 교정 수술을 받았다. 안경을 벗으면 대강의 형체만 보일 정도로 시력이 나빠 콘택트렌즈를 끼고 대회에 출전했으나 시력 교정 수술로 새 눈을 얻었다. 지난 동계 훈련 때 체력 훈련에 집중하면서 한층 더 단단해진 몸을 갖게되는 등 변화도 줬다.
LPGA 투어 데뷔를 앞두고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체력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다. 한 번씩 근육통으로 운동을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몸이 나아지면 또 훈련을 했다. 하루 최소 1시간 30분은 꼭 했다. 너무 힘들었는데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배에 투 팩이 생겨 뿌듯했다.”
장타자 루이스보다 티샷을 더 날리는 홀이 많았을 만큼 비거리도 늘어난 것 같다.
“태국 카오야이에서 동계 훈련을 했는데 아침 6시에 골프장에 가서 18홀 라운드를 하고 점심을 먹은 뒤 다시 저녁까지는 샷과 숏 게임을 연습했다. 저녁을 먹고는 체력 훈련과 빈 스윙 연습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샷 거리가 늘어났다. 아이언은 반 클럽 정도, 우드는 좀 더 많이 는 것 같다. 아무래도 스윙을 하기가 더 편해졌다.”
라섹 수술 경과는 어떤가.
“전보다 훨씬 더 잘 보인다. 한 번은 티샷을 하려고 어드레스를 섰다가 바닥에 개미떼를
보고 도망간 적이 있다. 회복하는 데는 아직 좀 더 시간이 걸리고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밝은 날에는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지만 전보다는 확실히 좋아졌다.”
스무 살이 됐는데 다른 변신을 시도할 생각은 없나?
“경기 외적인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짧은 머리를 고수하는데 미국에서는 머리 자를 곳이 마땅치 않아 가위를 들고 직접 자른 적이 있다. 화장은 아직도 낯설고 불편하다.”
또래처럼 남자 친구를 사귀고 싶은 생각은 없나?
“이성 교제에는 아직 관심이 없다. 물론 나중에는 멋지고, 잘 생기고, 자상한 남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고 싶지만 아직은 골프에만 집중하고 싶다. 프로는 완벽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기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프로 골퍼는 성과가 중요한 기업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내가 어떤 모습과 결과를 보이느냐에 따라 나에 대한 평가는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소렌스탐이 롤 모델
김효주는 멘탈에 있어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 때는 캐리 웹에 1타를 뒤진 상태에서 뒤땅을 치고도 파 세이브를 해 웹을 무너뜨렸고, JTBC 파운더스컵에서는 세계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의 추격을 뿌리쳤다. 부담되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경기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다른 선수들을 신경 쓰지않기 때문이다. 김효주의 코치인 한연희 프로는 “겉으로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라 조용히 있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것을 효주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LPGA 투어는 어떤 곳인가?
“확실히 국내 투어와는 수준 차이가 있다. LPGA 투어 선수들은 거리도 거리지만 기술적인 부분이 뛰어나다. 샷 컨트롤 능력, 쇼트 게임 능력이 다 좋다. 데뷔 전에는 떨리기도 했는데 언니들이 너무 잘 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최나연, 김세영 언니는 학교 선배고, 박인비 언니는 지난해 한일 국가대항전 이후 친해져 우승 축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언니들과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데 언니들을 보면서 나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고,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올해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새 출발이니 출전하는 모든 대회가 기대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올해 가장 기대되는 대회는 역시 에비앙 챔피언십이다. 대회 2연패에 도전하고 싶다.”
신인상이나 상금왕 등은 욕심나지 않나?
“상에 대해서는 전혀 욕심내지 않는다. 우승도 마찬가지다. 골프는 내 경기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생각이 중요하다. 이제 몇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안 되면 더 노력하면 되기 때문에 부담은 없다.”
미국 무대에서 이루고 싶은 꿈은?
“어렸을 때부터 안니카 소렌스탐을 좋아했다.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 소렌스탐을 만났는데 너무 멋있고 황홀했다. 은퇴했지만 여전히 후광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더 열심히 해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소렌스탐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김효주의 인터뷰는 월간 JTBC 골프매거진 4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기사는 모바일 매거진(magazine.jtbcgolf.com) 또는 온라인(www.jtbcgolfi.com) 등을 통해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