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시 루이스
스테이시 루이스가 또 한국 선수를 상대로 우승에 도전한다.
루이스는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 다이나쇼어 코스에서 벌어진 LPGA 투어 ANA 인스피레이션 3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중간합계 7언더파다. 선두 김세영에 3타 차 2위로 챔피언조에서 경기하게 됐다.
올해 루이스는 한국 선수에게 수난을 당했다.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는 박인비에게 져 2위를 했고, 혼다 타일랜드에서는 양희영에게 무릎을 꿇고 3위에 머물렀다.
지난 달 열린 JTBC 파운더스컵에서는 김효주와 우승경쟁을 하다 패해 2위에 그쳤다. 루이스는 후반 들어 자신의 최고의 경기를 펼쳤지만 김효주가 더 잘 했다. 루이스는 당시 디봇에 볼이 세 번이나 들어가는 불운도 겪었다.
뛰어난 프로 골퍼 어니 엘스는 넘을 수 없는 벽 타이거 우즈와 동시대에 선수생활을 해 2인자에 머문 것을 통탄했다. 엘스는 우즈가 우승한 대회에서 가장 많이 2위를 한 선수다. 그는 우즈의 사냥감이었고 우즈 시대의 악역, 또 들러리였다.
미국 최고의 여자 프로 골퍼인 스테이시 루이스에겐 한국 선수들이 그런 통곡의 벽이 될 수도 있다. 여제 청야니를 무너뜨리고 세계랭킹 1위에 올랐으며 이후 꾸준히 잘 하고 있는데 리디아 고, 박인비가 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루이스는 세계랭킹 ‘넘버 쓰리’로 밀렸다. 랭킹 4위인 김효주에게도 추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루이스는 포기하지 않고 또 한 번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척추측만증으로 척추에 철심을 박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최고의 자리엔 오른 루이스다. 3번 실패는 아무 것도 아닐 것이다.
루이스는 3라운드 6타를 줄이다 후반 들어 두 홀 연속 보기를 하면서 밀렸지만 “코스가 어려운데 나름대로 잘 싸웠다고 생각한다. 내일을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루이스와 선두 김세영 사이의 3타는 작지 않다. 최종라운드가 벌어지는 6일 현지에는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한다. 타수를 확 줄이기가 쉽지 않고 지키는 경기를 할 경우 쫓는 사람이 초조해진다. 또 김세영은 최종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많이 한 최종라운드에 강한 선수다.
그러나 루이스는 또 도전했다. 한국선수에게 또 져 4전4패의 기록을 남길지라도 루이스는 다시 도전할 것이다. 한국 선수에게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도전하는 것이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