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아 부(미국)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연장 끝에 에인절 인(미국)을 꺾고 생애 첫 메이저 정상에 올랐다.

릴리아 부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우들랜즈의 더 클럽 칼튼 우즈 잭 니클라우스 시그니처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로 에인절 인과 동률을 이뤘다. 이어 18번 홀(파5)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버디를 기록해 에인절 인을 누르고 우승했다. 지난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우승한 뒤, 시즌 두 번째이자 통산 두 번째 정상에 올랐던 릴리아 부는 우승 상금 76만5000 달러(약 10억1800만원)를 받았다. 메이저 정상은 처음이다.

릴리아 부의 뒷심이 빛났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11위에 머물렀던 릴리아 부는 최종 라운드에서 차분하게 타수를 줄여갔다. 전반 9개 홀에서 2타를 줄인 릴리아 부는 10~16번 홀에서 연이어 파 행진을 벌이다 17·18번 홀에서 막판 2연속 버디로 선두권에 올라섰다. 다른 우승 경쟁자들이 주춤하던 가운데서 에인절 인도 18번 홀에서 힘겹게 버디를 기록하면서 릴리아 부와 동률을 이루고 연장에 돌입했다.

18번 홀에서 열린 연장전은 첫 홀에서 끝났다. 에인절 인의 두 번째 샷이 그린 주변 물에 빠져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두 번째 샷에서 차분하게 그린 주변에 공을 올린 릴리아 부는 2퍼트로 버디를 기록하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우승한 릴리아 부는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자축했다.

릴리아 부는 우승 인터뷰 직후 캐디와 함께 18번 홀 그린 주변 물에 빠지는 호수 입수 세리머니도 했다. 이 대회는 1988년 대회에서 우승한 에이미 앨코트가 호수에 빠지는 세리머니를 하면서부터 호수 입수 세리머니가 우승자 전통 행사로 자리잡아왔다. 올해 처음 대회 장소를 옮겨 치렀는데, 릴리아 부가 우승 직후 호수 입수를 하면서 이 세리머니 전통은 그대로 이어졌다.

한국 선수 중에선 김아림, 양희영이 합계 8언더파 공동 4위에 올라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고진영이 7언더파 공동 9위에 오르는 등 한국 선수 3명이 톱10으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