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여왕' 김세영이 연장전에서 짜릿한 샷 이글을 앞세워 박인비를 물리치고 시즌 2승을 수확했다.
19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오아후섬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다. 이로써 김세영은 시즌 첫 다승자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세영의 우승은 앞으로도 길이 남을 명장면이 되기에 충분했다. 18번 홀(파4)에서 티샷이 물에 빠지는 바람에 우승에 적신호가 켜지는 듯 했다. 그러나 그린 밖에서 시도한 칩샷이 홀로 쏙 들어가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이후 연장전에서 기적 같은 샷 이글을 기록하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박인비는 "김세영은 정말 훌륭한 선수다. 올 시즌 벌써 2승을 거두며 투어에서 자기 자신을 증명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다음은 김세영의 일문일답.
-소감은.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기분이 좋다.”
-연장전 샷 이글 상황을 설명해달라.
“당시 154야드 거리였다. 7번 아이언과 8번 아이언 사이에서 고민을 했다. 그리고 8번 아이언을 집어 들었는데 좋은 선택이었다.”
-골프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샷이 될 것 같은데.
“이번 샷은 두 번째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 것 같다. 지난 2013년 국내 투어 한화 금융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17번 홀 홀인원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덕분에 엄청난 우승 상금을 획득했다.”
-18번 홀에서 티샷이 물에 빠졌다.
“티샷을 하이브리드로 날렸다. 샷이 조금 짧았고 워터해저드에 빠지는 것을 보고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 노력했다.”
-ANA 인스피레이션이 경험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종전에도 언급했듯이,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을 놓치면서 큰 자극을 받았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생각에 밤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죄책감도 조금 느껴 떨쳐내려고 했다. 그러나 동시에 차후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과 잠재 능력을 볼 수 있었다. 이 대회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최종 라운드에서 선두로 시작해 잠시 역전을 당했다.
“라운드 내내 나 자신에게 ‘만약 2주 연속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나를 용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계획은.
“집으로 돌아가 잠을 자고 싶다.”
서창우 기자 seo.chang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