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는 앨리슨 리에게 2타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17번, 18번 홀에서 경기를 잘 마무리하며 LPGA 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호주동포 이민지가 '1박2일' 승부 끝에 LPGA 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이민지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에서 끝난 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 프리젠티드 바이 JTBC 최종 라운드에서 최종 15언더파로 우승했다. 이로써 이민지는 올 시즌 11번째 경기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수퍼루키의 진면목을 드러냈다. 톱10에 1번 밖에 들지 못했고, 컷 탈락이 4번이나 있었지만 이민지는 '호주 리디아 고'라는 닉네임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며 시즌 전망을 밝혔다.
전날 일몰로 중단된 경기는 다음 날 오전 7시부터 재개됐다. 이민지는 16번 홀(파4) 5m 버디 퍼트부터 재개했는데 3퍼트를 하며 15언더파로 내려앉았다. 잠을 자고 일어나니 하루 전과는 퍼트감이 달랐다. 짧게 정돈된 그린의 스피드는 생각했던 것보다 빨랐다. 후반 6개 홀에서 무려 5타를 줄였던 이민지의 첫 번째 퍼트는 홀컵을 한참 지나갔다. 생각보다 그린스피드가 빨라 1m가 조금 넘는 지점에서 두 번째 퍼트를 해야했다. 하지만 파 퍼트도 오른쪽으로 살짝 빗겨 나갔고, 3퍼트 보기로 이어졌다.
이민지는 15번 홀까지 21개의 퍼트 밖에 하지 않았는데 16번 홀에서 3퍼트를 한 것이다. 또 이번 주에 나온 유일한 이민지의 3퍼트이기도 했다. 17번 홀에서도 2퍼트로 파를 했다. 18번 홀에서도 피칭 웨지를 잡고 세컨드 샷을 한 게 짧아 15m 거리에서 퍼트를 해야 했지만 2퍼트로 마무리하며 15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이민지는 이번 대회 전까지 LPGA 투어에서 60대 타수를 한 번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킹스밀 챔피언십에서는 68-67-69-65로 물오른 샷감을 드러냈다.
이민지는 장타와 정교한 쇼트 게임 실력을 갖추고도 아마추어 시절엔 리디아 고에게 밀렸다. 기복이 심한 약점 때문에 ‘미완의 대기’라는 평가도 따랐다. 지난해 말 퀄리파잉(Q) 스쿨을 공동 1위로 통과한 이민지는 올해 LPGA 투어에 합류했다. 아마추어랭킹 1위였던 이민지는 시즌 초반 LPGA의 높은 벽에 부딪히는가 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부진을 완전히 털어냈다.
이민지는 "16번 홀 보기 후 초조해졌다. 17번, 18번 홀 파를 기록해서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 밖에 없었다. 자신감을 찾았으니 남은 시즌 동안 2승 정도를 더 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앨리슨 리는 버디로 추격을 시작했다. 15번 홀에서 2온에는 실패했지만 앨리슨 리는 칩샷을 1.5m에 붙였고, 가볍게 버디를 낚았다. 13언더파로 올라선 앨리슨 리는 선두와 격차를 2타 차로 줄였다. 그러나 나머지 홀에서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18번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12언더파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10언더파의 유소연은 15~17번 홀 3연속 버디를 낚으며 무섭게 추격했다. 17번 홀에서는 티샷을 2.5m 옆에 붙인 뒤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어뜨렸다. 하지만 마지막 홀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린 유소연은 연장 승부를 위해서 샷 이글이 필요했지만 짧았고, 2퍼트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두 홀을 남겨뒀던 김효주는 모두 파를 기록하며 10언더파 공동 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