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과 LPGA 투어 커미셔너 마이크 완.[골프채널]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이토나비치에 위치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사무국에 한 통의 편지가 날아들었다.
발신인은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수신인은 LPGA 커미셔너 마이크 완(이상 미국)이었다. 미국의 골프채널은 15일 멕시코계 주민을 '마약 운반자', '강간범'이라고 한 트럼프의 발언이 협회의 입장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완 커미셔너에게 정면으로 반박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사건의 발단은 2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멕시코계 이주민에 대한 발언으로 곤경에 처한 트럼프가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골프계도 나를 지지하리라 믿는다"고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인종 차별 문제에 예민한 미국 골프계는 즉각 "무슨 소리냐"고 펄쩍 뛰면서 "트럼프의 발언은 우리의 입장과 전혀 다르다"는 공동 성명을 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완의 발언은 '쓰레기 같은 발언(nasty statement)'이며 '상식적인 예절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완을 알지도 못할 뿐더러 그가 나에게 전화를 한 적도 없는데 언론을 상대로 말을 쏟아내고 있다"며 "나는 모두가 LPGA 투어의 미래가 없다고 했을 때 여자 투어를 위해 투자해왔다. 선수들의 재능을 봤기 때문이다. 나탈리 걸비스, 수잔 페테르센같은 선수들은 나에게 깊은 감사와 지지를 보내온다. 완의 발언은 틀렸다"고 반박했다.
부동산 투자로 억만장자가 된 트럼프는 전 세계에 7개의 골프장을 가지고 있다. 이달 말에는 트럼프 소유의 스코틀랜드 턴베리 리조트에서 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이 개최될 예정이다. 트럼프는 "완이야말로 투어에 피해를 준 장본인"이라며 "2주 앞으로 다가온 대회는 내 소유 코스에서 개최될 것이다. 그러나 그가 나에게 당장 연락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다른 곳에서 대회를 개최해도 좋다"고 경고를 날렸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