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연설 행사장 연단에 호출되어 등장한 디섐보 [사진=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화요일 늦게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축하 연설장에 브라이슨 디섐보를 호출해서 주목받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6일(미국시간) 저녁 당선이 확정되자 연단에 올라 다양한 공헌자들을 거론하던 중에 리브(LIV)골프 소속 선수인 브라이슨 디섐보를 불러 소개했다. “브라이슨 어디에 있나요? 공을 치고 있어요? 오고 있어요? 올해 US오픈 챔피언으로 환상적인 골퍼인데 저보다 (드라이버 샷이) 약간 더 깁니다. 저보다 조금 더 길게 공을 칩니다.”
잠시 후 검은색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에 정장을 차려입은 디섐보가 연단에 불려 올라와 손을 들고 화답했다. 트럼프가 행사장 인근 팜비치 카운티에 살면서 수년간 교류하던 잭 니클라우스나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등을 제외하고 디섐보를 부른 건 이유가 있었다.
7월말에 디섐보가 올린 유튜브 50타 깨기
지난 7월24일에 트럼프는 디섐보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50타 깨기’ 이벤트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핸디캡 2의 실력에 골프장 17곳을 운영하는 부동산 골프장 재벌이다. 그는 선거 구호 ‘마가’가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카트 좌석에는 대통령 인장이 찍인 골프 카트를 직접 몰았다. 45대 대통령을 지냈으나 이미 47대가 인쇄된 모자를 쓰고 촬영했다.
18홀 라운드를 하면서 트럼프는 특유의 호언장담을 잊지 않았다. 자신이 스코틀랜드에서 사들인 턴베리 골프장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골프장이라고 자랑했다. 또한 경기 전에 연습장에서 워밍업을 하면서 “이 경기는 역대 가장 위대한 골프 라운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자평한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한 말이 ‘역대 가장 위대한 선거’였다.
당시 디섐보가 사회관계망 사이트 엑스(X)에 올렸던 영상은 12시간이 지나지 않아 조회수 598만 뷰를 넘기는 관심을 받았다. 85만명에 불과하던 디섐보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하루만에 111만명으로 늘었다. ‘상이군인의 자선기금 마련 18홀 50타 깨기’ 이벤트였지만 트럼프가 몇 개월 남지 않은 미국 대선의 공화당 후보라는 점에서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47대 대통령이 찍힌 모자를 쓰고 촬영했다
디섐보가 영상을 올린 시점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카멜라 해리스로 바뀌고 대통령 지지율이 역전되었다는 보도가 나온 뒤였다. 디섐보가 올린 영상에 반나절 동안 ‘좋아요’가 2만1900개, 댓글 913개가 폭주했다. 트럼프로서는 색다른 이벤트로 상황 반전을 시도했고 그게 성공하자 당선 연설장에서도 디섐보를 잊지않고 찾은 것이다.
‘필드의 물리학자’로 불리는 디섐보는 투어의 최장타자로 골프계에서 인기 있는 선수였다. 지난 2022년 6월 그렉 노먼의 리브골프에 합류했으나 올해 파인허스트에서 열린 US오픈에서 4년만에 다시 메이저 대회에 우승했다. 관심이 적은 리브골프에서 활동하지만 1년 전부터 다양한 골퍼를 초청해 코스의 가장 앞 티에서 50타를 깨는 유튜브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리브골프의 신설 법인 설립이 막바지 협상에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당선은 협상 결과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자신이 운영하는 도럴에서 리브골프를 열도록 했고 대회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 당선 행사장에서 찾은 선수가 리브골프 선수라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 당시 7월25일 기사는 '[분석] 디섐보와 트럼프의 50타 깨기’로 검색할 수 있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행사장의 디섐보 등장 영상은 아래 엑스 주소로 검색됩니다
https://x.com/flushingitgolf/status/18540682705858396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