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더스컵 트로피를 든 고진영
고진영(28)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총상금 300만 달러)에서 우승하면서 총 93경기만에 통산 1133만4148달러(151억9909만원)의 상금을 쌓았다.
이 대회 우승상금 45만 달러를 더해 누적 상금액은 19위로 20위권에 진입했다. 그런데 역대 LPGA투어 선수들의 통산 상금에서 출전 대회수를 나눈 결과 고진영은 경기당 상금 12만1873달러(1억6343만원)로 역대 최고의 효율성을 가진 선수임이 드러났다.
LPGA투어 역대 상금액을 보면 ‘원조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총 306경기에 출전해 총 72승에 메이저 10승을 달성하면서 상금액은 2258만3693달러(302억8473만원)를 쌓아 역대 1위였다. 하지만 대회당 상금을 나눠보면 7만3802달러(9896만원)였다.
소렌스탐은 1995년에 데뷔해 2008년에 은퇴한 만큼 지금과의 대회 상금 규모가 차이가 컸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역대 상금 2위 카리 웹(호주)이나 역대 3위 크리스티 커(미국)의 경기당 상금보다는 2배나 높은 효율성을 보였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
노란색은 한국 선수 및 경기당 상금 톱3 표시
상금보다도 가장 많이 출전했던 선수는 줄리 잉스터(미국)의 714경기 출전에 통산 상금 9위(1401만8391달러)기록이다. 고진영은 통산 상금 20위 이내에 든 선수 중에 유일하게 아직 100경기도 치르지 않았다.
고진영은 2017년 한국에서 열린 LPGA대회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깜짝 우승하면서 출전권을 얻어 미국행을 택했고 올해 6년째지만 메이저 2승에 통산 15승을 달성한 것이다. 경기당 상금이 높은 두번째 선수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이고, 투어 2년째 아타야 티띠꾼(태국)은 33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상금만 8만2255달러로 효율성에서 3위다.
한편, 한국 선수 중에는 박인비가 305경기를 치러 통산 상금 4위에 올라 있다. LPGA투어 21승에 메이저 7승을 올린 박인비가 가장 많은 상금을 받았고 25승에 메이저 5승의 박세리는 365경기에 출전해 11위다. 김세영이 184경기에 출전해 상금 13위, 유소연이 238경기에 출전해 상금 14위에 오르는 등 한국 선수가 20위 이내에 6명이나 된다.
세계 여자 골프랭킹 선두인 넬리 코다(미국)는 117경기에 출전해 통산 상금 33위이고 경기당 평균 7만1475달러(9584만원)를 상금으로 받았다. 경기당 상금에서는 통산 상금 5위인 리디아 고(뉴질랜드)나 소렌스탐보다 적었다.
이민지 [사진=LPGA 게티이미지]
코그니전트에서 2위를 하며 이번 주 세계 랭킹 5위로 올라선 이민지(호주)는 194경기에 출전해 통산 12위다. 지난해 여자 대회로는 사상 최고 상금액(1천만 달러)이 걸렸던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상금 180만달러(24억1380만원)를 한 번에 받아 순위가 급등했다.
최근 수년간 LPGA투어 상금이 대폭 오르는 추세여서 올해 연말에는 통산 상금 리스트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전 세계의 젊고 뛰어난 엘리트 여자 선수들이 점점 더 LPGA투어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쇄국 정책으로 인해 우수한 국내 선수들이 BMW레이디스 출전 금지 등 LPGA투어 출전에 제약이 있어 세계 트렌드에는 뒤쳐지는 게 현실이다.
7년 전에 한국에서 열린 LPGA투어 대회 우승으로 해외 무대 직행 티켓을 받은 고진영이 이 상황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