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고진영.
고진영이 다시 웃었다. 미국 무대에서 한국 여자 골프의 희망도 이어갔다.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클리프턴의 어퍼 몽클레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최종 라운드에서 고진영은 보기 없이 버디 5개로 5타를 줄이면서 이민지(호주)와 합계 13언더파 동률을 이뤘다. 이어 18번 홀(파4)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파로 마쳐 보기에 그친 이민지를 제치고 2019년과 2021년에 이어 이 대회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 지난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2승, 개인 통산 15승을 거둔 고진영은 상금 45만 달러(약 6억원)를 받았다.
지난해 하반기 손목 부상 등의 컨디션 난조로 경기력이 떨어졌던 고진영은 올 시즌 들어 회복세를 보이는 분위기다.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비롯해 앞선 6개 대회에서 4차례나 톱10에 올랐던 그는 파운더스컵에서도 우승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떨어졌던 아이언 샷 감각이 올 시즌 들어 회복했고, 긴장할 순간에도 흔들림 없는 멘털로 후반부에 갈수록 경기력이 더 탄탄해진 게 돋보였다.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하면서 캐디를 향해 펄쩍펄쩍 뛰면서 자축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우승 순간을 차분하게 즐기던 이전 모습과 달랐다. 그만큼 편하게 즐기는 분위기였다.
한국 선수 중에 여자 골프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고진영(3위)은 이번 우승으로 한국 여자 골프 간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LPGA 투어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 가운데서 고진영이 2019년(4승)과 2021년(5승)에 이어 또한번 '최고의 홀수 해'를 만들 기세다. 고진영의 2승 덕에 한국은 LPGA 투어 최다승 국가 경쟁에서도 미국(2승)과 동률을 이뤘다. 미국에선 릴리아 부가 혼다 LPGA 타일랜드와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홀로 2승을 달성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