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가 15일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이며 10언더파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침묵의 암살자’ 박인비가 멕시코에서의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발판도 마련했다.
박인비는 15일 멕시코 멕시코 시티의 멕시코 골프클럽(파72)에서 계속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였다. 합계 10언더파로 올라선 박인비는 3타 차 단독선두로 도약했다. 2위는 2타를 줄인 7언더파의 김세영이다.
박인비는 이날 1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 선수들이 이용하는 공식 셔틀버스가 교통 체증 등으로 늦었기 때문이다. 2라운드까지 선두였던 민지 리(호주)를 비롯해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 안젤라 스탠포드(미국)를 태운 셔틀버스는 현지시간으로 오전 9시30분에 호텔에서 출발했지만 꽉 막힌 도로 탓에 11시46분이 돼서야 도착했다. 평소 20분 걸리는 거리가 무려 2시간16분이나 소요됐다. 그래서 마지막 3개 조는 원래 티타임보다 53분이나 늦춰졌다.
몸을 풀며 선수들을 기다렸던 박인비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마지막 두 번째 조였던 그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그리고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처럼 침착하게 경기를 지배했다. 1번 홀을 버디로 출발했고, 타수를 잃지 않고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장기인 퍼트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10번 홀에서 두 번째 버디를 낚았고, 12번, 14번, 16번 홀에서 연속으로 징검다리 버디를 솎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15번 홀에서 그린 오른쪽 러프에서 시도한 칩샷이 짧았고, 4m 거리의 파 퍼트를 아쉽게 놓쳐 이날 유일한 보기를 적었다. 하지만 163야드의 16번 홀(파3)을 7번 아이언으로 핀 50cm 내로 붙여 잃었던 타수를 만회했다. 그리고 17번 홀(파5)도 한 발 거리의 버디 퍼트를 가볍게 성공시켰다.
박인비는 이날 25개의 퍼트 밖에 하지 않았다. 그린은 5번 놓쳤다. 그는 “거리 컨트롤과 볼 스트라이킹은 에이플러스를 줄 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퍼트는 에이플러스였다. 먼 거리의 퍼트도 많이 들어갔다”며 활짝 웃었다. 멕시코 대회에서 박인비는 2012년 준우승, 2013년 4위, 2014년 3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번에는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주요 타이틀 부문에서 1위 리디아 고에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게 된다. 우승으로 올해의 선수 30점을 더하면 3점 차까지 리디아 고를 압박하게 된다. 또 우승상금 20만 달러를 더하면 리디아 고와의 상금 차도 약 20만 달러로 줄게 돼 최종전에서 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 박인비는 “만약 우승하게 된다면 리디아 고와의 격차가 좁혀져 정말 흥미로워질 것이다. 지난해도 막판까지 올해의 선수 등의 타이틀 경쟁을 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올해는 지난해의 아쉬움을 만회하고 싶다. 올 시즌 정말 좋은 결과를 얻고 있지만 마무리를 더 잘하고 싶다”며 욕심을 드러냈다.
셔틀 버스에서 발을 동동 굴렸던 2라운드 선두 민지 리는 초조한 마음이 경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제대로 몸을 풀 시간이 없었던 민지 리는 2번 홀에서 버디를 낚았지만 이후 급격하게 흔들렸다. 5번 홀부터 9번 홀까지 5개 홀에서 무려 4개의 보기를 범해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이날 3타를 잃어 3언더파 공동 9위까지 순위가 하락했다.
3타를 줄인 유소연이 6언더파 공동 3위로 치고 올라와 시간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JTBC골프는 대회 최종 라운드를 16일 오전 4시45분부터 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