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 리가 100% 그린 적중률이라는 고감도 아이언 샷감을 앞세워 이틀 연속 선두를 유지했다. [롯데 제공]
고감도 아이언 샷감을 앞세운 민지 리(호주)가 롯데 챔피언십에서 이틀 연속 선두를 달렸다.
민지 리는 15일 하와이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도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낚았다. 중간 합계 10언더파로 올라선 그는 8언더파의 케이티 버넷(미국)을 2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민지 리가 36홀을 마친 상황에서 선두에 오른 건 지난해 10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당시 갑작스러운 시내 교통체증으로 3라운드를 앞두고 ‘지각 사태’가 일어났고, 버스를 탄 지 2시간16분 만에 대회장에 도착한 민지 리는 3라운드에서 무너지며 우승 경쟁에서 밀려난 바 있다.
민지 리는 올 시즌 8개 대회에 모두 출전했지만 우승 기회는 잡지 못했다.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톱10 1회를 기록했을 뿐 모두 20위권에 머물렀다. 상위권은 아니었지만 꾸준한 성적은 돋보였다. 컷 탈락이 한 번도 없었고,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 코츠 챔피언십의 공동 40위였다. 현재 14만6000달러를 벌어 상금랭킹 25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LPGA 투어에 입문한 민지 리는 5월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거뒀다. L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을 수석으로 합격한 그는 ‘버디 트레인’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퍼트를 잘 하는 선수다. 그린에서 과감한 퍼트를 보이는 그는 중장거리 퍼트도 곧잘 넣는다. 쇼트 퍼트 실수가 이따금 나오는 게 약점이었다. 민지 리도 “쇼트 퍼트가 가장 어렵다. 특히 바람이 부는 날에는 퍼트할 때 갑자기 바람이 몰아치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했다.
민지 리는 바람이 잔잔해진 이날에는 쇼트 퍼트도 잘했다. 핀 가까이 붙인 어프로치 샷을 놓치는 법이 없었다. 첫 홀을 버디로 산뜻하게 출발한 이민지는 파3 8번 홀에서 6m 버디를 낚은 뒤 기세를 올렸다. 9번 홀 연속 버디로 전반을 잘 마쳤다. 11번 홀에서 3m 거리의 버디를 시작으로 12번 홀 5m, 13번 홀 1m 버디 퍼트를 연속으로 성공했다. 단숨에 3타를 줄인 민지 리는 3타 차 선두로 달아났다.
그는 티샷이 조금씩 방향이 어긋나 페어웨이 안착률이 43%에 머물렀다. 그러나 아이언 샷감이 완벽에 가까웠다. 러프에서 공을 쳤을 때도 그린을 놓치지 않아 그린 적중률 100%를 기록했다. 15번 홀까지 25개로 퍼트 수가 적은 편이었지만 이후 3개 홀에서 2퍼트씩을 해서 모두 31개의 퍼트를 기록했다.
지난 주 내 여자골프 롯데마트 여자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이 대회에 초청된 장수연은 이날 6언더파를 몰아쳐 7언더파 3위에 자리했다. 장수연은 지난 주 프로 첫 우승을 했고, 이번 주에는 LPGA 투어 첫 승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김세영은 첫 날에 이어 이날도 3타를 줄여 6언더파 공동 4위에 자리했다. 쫓아가는 것을 선호하는 김세영으로선 나쁘지 않은 포지션이다.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5언더파 6위로 그 뒤를 쫓고 있다.
11번 홀에서 본인의 시즌 첫 샷 이글을 기록한 전인지는 이후 신바람을 냈고, 이날만 5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3언더파로 컷 탈락 위기에서 단숨에 톱10에 진입했다. 지은희도 3언더파 공동 10위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는 1언더파 공동 26위고, 이날 1타를 줄인 세계랭킹 2위 박인비는 1오버파 공동 49위다.
JTBC골프는 대회 3라운드를 16일 오전 8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