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가 롯데 챔피언십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이민지(호주)가 5타를 뒤집고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민지는 17일 하와이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6개로 8타를 줄였다. 선두에 5타 뒤진 8언더파로 출발한 이민지는 최종합계 16언더파로 전인지와 케이티 버넷(미국)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통산 2승째를 신고했다. 지난해 5월 킹스밀 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이민지는 올 시즌 상위권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이전 8개 대회에서 톱10 1번에 들었고, 대부분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좋지 않았던 성적은 코츠 챔피언십의 공동 40위였다. 이민지는 겨울에 시력 교정을 하면서 퍼트에 더 자신감이 생겼다. 눈의 초점이 조금 맞지 않았지만 교정 렌즈 착용 후 시야가 더 깨끗해져 라인을 읽는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민지는 밝아진 시야로 코올리나 골프장 코스를 잘 요리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3라운드에서 2타를 잃으며 주춤했지만 다시 ‘버디 트레인’의 진면모를 드러냈다. 전반에 2타를 줄여 10언더파가 된 그는 후반에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갔다. 13번 홀 웨지로 친 샷 이글이 결정적이었다. 11번 홀에서 다시 1타를 줄였던 그는 13번 홀에서 35야드 지점에서 친 칩샷을 그대로 이글로 연결시켰다. 단숨에 13언더파로 올라섰고, 선두경쟁에 뛰어 들었다.
쉽게 플레이 되는 파5 14번 홀에서 이민지는 그린 앞 오른쪽에서 시도한 세 번째 샷이 홀컵을 맞고 멀리 튀는 약간의 불운이 닥쳤다. 하지만 2.5m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기세를 탄 이민지는 15번 홀에서 4m에 가까운 버디 퍼트를 거침없이 집어넣어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비가 오락가락해서 부드러워진 그린은 이민지의 아이언 샷을 잘 받아줬다. 16번 홀에서 파 세이브를 잘 해낸 이민지는 17번 홀에서 다시 버디 찬스를 잡았다. 세컨드 샷을 4m 옆에 잘 붙인 이민지는 또 다시 버디를 낚아내며 16언더파까지 올랐다. 18번 홀에서 타수를 잃지 않은 그는 먼저 경기를 마친 뒤 기다렸다.
16언더파로 공동선두를 달렸던 케이티 버넷은 16번 홀에서 3퍼트 보기로 1타를 잃었다. 17번 홀에서는 1.2m 버디 퍼트를 놓쳤다. 전인지의 마지막 홀 5m 버디 퍼트도 빗나가면서 민지 리는 1타 차 우승이 결정됐다.
매 대회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전인지는 이날도 1타가 부족해 다시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1타 차 2위로 출발했던 장수연은 13언더파 5위다. 지난해 기적의 우승을 만들었던 디펜딩 챔피언 김세영은 2타를 줄이는데 그쳐 11언더파 공동 7위에 올랐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