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하루가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레이크머시드 골프장에서 열린 LPGA 투어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에서 리디아 고의 3연패를 저지하며 우승했다.
한국계 일본인 노무라 하루(한국명 문민경)가 시즌 2승째를 챙겼다.
노무라는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레이크머시드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9언더파로 우승했다. 버디 5개와 보기 6개로 1타를 잃었지만 2위 리 앤 페이스(남아공)를 4타 차로 따돌렸다. 시즌 세 번째 대회 호주여자오픈 우승 뒤 2개월 여 만의 우승이며, 통산 2승째다. 2012년 미야자토 아이 이후 첫 다승을 신고한 노무라는 일본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올 시즌 2승을 기록한 건 장하나, 리디아 고에 이어 노무라가 세 번째다.
이날 레이크머시드 골프장은 초속 13m에 달하는 강풍이 몰아쳐 난이도가 더 높아졌다. 페어웨이가 좁아 코스 공략이 어려운데다 바람때문에 샷 컨트롤이 쉽지 않았다. 그린은 딱딱해져 아이언 샷을 세우기도 힘들었다. 마지막 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지은희, 김효주, 렉시 톰슨(미국)을 비롯해 5명 밖에 되지 않았다.
노무라는 페어웨이를 단 두 번만 놓치는 티샷 정확도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파3 3번 홀에서 티샷을 핀 1m 내로 붙여 버디를 낚았다. 파5 6번 홀에서도 4m 내 버디 퍼트를 다시 성공시켰다. 하지만 버디 다음 홀에 어김없이 보기를 적어내면서 도망가지 못했다. 갑작스런 샷과 퍼트 난조로 7번 홀부터 3홀 연속 보기를 적어 내 최나연에게 1타 차까지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노무라는 파5 9번 홀에서 1.5m 파 퍼트를 넣지 못한 뒤 3퍼트로 보기를 적었다. 11번 홀에서도 보기를 기록해 7언더파까지 떨어졌다.
12번 홀이 반등의 홀이 됐다.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던 노무라는 티샷을 그린 뒤쪽으로 날려버렸다. 홀까지는 20m가 넘었고 3퍼트 위기가 왔다. 그러나 노무라의 퍼팅은 홀 한가운데로 깨끗하게 빨려들어갔다. 분위기를 바꾼 노무라는 2온이 쉬운 파5 14번 홀에서 가볍게 버디를 추가해 3타 차로 달아났다. 선두 경쟁을 펼쳤던 최나연이 16번 홀에서 4온, 2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하는 등 경쟁자들이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노무라는 16번 홀에서 보기를 적어냈지만 17번 홀에서 결정적인 버디를 낚으며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노무라는 누구보다 퍼트를 잘 했다. 퍼트 기량 향상이 올 시즌 빼어난 성적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노무라는 이번 대회에서 한 번도 퍼트 30개 이상을 기록하지 않았다. 1, 2라운드에서 각각 27개의 퍼트를 했다. 3라운드에서 29개였고, 최종 라운드에서도 27개를 기록했다. 노무라는 지난해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83개로 75위, 평균 퍼트 수 30.06개로 61위를 기록하는 등 그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올해는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5개로 9위, 평균 퍼트 수 28.92개로 13위에 올라 있다.
오랜 만에 선두 경쟁을 펼친 최나연은 샷도 퍼트도 좋지 않았다. 10번 홀까지 그린을 5번이나 놓치는 등 바람에 고전했다. 8번 홀에서 2m 버디 퍼트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노련한 최나연은 11번 홀에서 2.5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하지만 14번 홀에서 2m 이글 퍼트를 놓친 게 정말 아쉬웠다. 15번 홀에서는 티샷이 당겨졌고, 2온, 2퍼트로 1타를 잃었다. 또 16번 홀에서는 티샷 미스 후 벙커 주변 러프에서 샷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4온, 2퍼트로 더블보기를 적어내면서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3타를 잃어 최종 4언더파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첫 날 9언더파를 치며 선두에 오르기도 했던 유소연은 이날 버디 3개,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로 3타를 잃어 2언더파 5위에 올랐다.
리디아 고는 대회 3연패에 실패했다. 이날 19번째 생일을 맞은 리디아 고는 갤러리들의 축하 속에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버디를 1개 밖에 뽑지 못했다. 보기 4개가 전반에 모두 나와 3타를 잃고 1언더파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2언더파로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한 지은희는 3오버파 공동 1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