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고 있는 김효주는 올 시즌 11개 대회에서 6번이나 30위 밖의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 제공]
김효주의 올림픽 출전 꿈이 멀어지고 있다.
김효주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 우승으로 올 시즌 출발이 좋았지만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3월 기아 클래식 공동 6위 이후 11일까지 5개 대회에서 톱10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2주 전 텍사스 슛아웃에서 컷 탈락을 당했고, 스폰서 주최의 롯데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66위로 부진했다. 지난 주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에서도 공동 33위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2012년부터 지난해 US여자오픈 컷 탈락 전까지 김효주는 큰 무대 체질임을 증명했다. LPGA 투어 22개 대회 연속 컷 통과를 기록하면서 모두 25위 안에 드는 호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올해는 11개 대회 중 30위 밖의 성적이 6번이나 된다. 부진한 성적이 계속되자 세계랭킹도 13위까지 떨어졌다. 현재 한국의 올림픽 랭킹 순위 7위. 순위보다 심각한 건 세계랭킹 평균 포인트 격차다. 올림픽 출전 커트라인인 한국의 올림픽 랭킹 4위는 전인지다. 세계랭킹 8위 전인지는 평균 포인트 5.95점을 기록하고 있다. 4.33점인 김효주와 격차가 1.62점 차까지 벌어졌다.
일반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랭킹 평균 포인트가 0.5점 이상 오른다. 하지만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의 평균 포인트는 크게 오르지 않는다. 지금 수치라면 김효주가 일반 대회 우승 2번을 하더라도 한국의 올림픽 랭킹 4위 안에 들 수 없다. 올림픽 랭킹 포인트를 추가할 수 있는 대회는 이제 8개 밖에 남지 않았다. 세계랭킹 배점이 큰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2개가 남아 있기 때문에 순위는 얼마든지 바뀔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메이저 우승을 하더라도 양희영과 전인지가 지금처럼 꾸준히 톱3 안에 든다면 김효주의 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김효주는 가중치가 붙는 최근 대회 성적이 경쟁자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김효주는 2년차 징크스라고 할 정도로 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김효주의 스윙코치인 한연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6월 첫째 주에 미국으로 건너간다. 김효주는 이미 올림픽 전까지 국내 대회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스윙코치가 직접 현지로 날아가 흐트러진 스윙과 퍼트 등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한연희 전 감독은 “미국에는 김효주의 스윙을 봐주는 코치가 없다. 최근 샷은 나쁘지 않은데 퍼트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퍼트가 김효주의 강점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강점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시즌 김효주는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7개(8위), 평균 퍼트 수 29.00개(7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그린 적중 시 1.75개(5위), 평균 퍼트 수 29.24개(14위)로 상위권이다. 기록 상으론 나쁘지 않지만 최근 퍼트가 말을 듣지 않는다. 지난 주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에서는 31-30-32-32개 퍼트를 했다. 3주 전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에서도 32-33-30-29개의 퍼트를 기록했다. 이처럼 최근에는 평균 30개가 넘는 퍼트가 나오면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평균 타수도 71타가 넘어섰다. 8개 대회에서 1번 이상의 18홀 오버파 스코어를 적었다. 2014년부터 국내외 무대에서 김효주의 평균 타수가 71타를 넘은 적이 없었다. 올해는 71.07타로 이 부문 23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70.14타로 5위를 차지했고, 이를 바탕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김효주는 시즌 초반 올림픽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자 “올림픽을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 시즌 가장 큰 꿈이 올림픽 출전이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