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에 손을 올린 채 그린을 살피는 렉시 톰슨.
렉시 톰슨(미국)이 허리 통증에도 불구하고 290야드가 넘는 장타를 앞세워 단독 선두로 나섰다.
18일(한국시간)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마이어 LPGA 클래식 2라운드. 선두로 출발한 톰슨은 5번 홀까지 버디 2개를 낚으며 순조롭게 경기를 시작했다. 각각 3m, 5m 정도의 버디 퍼트가 홀에 떨어졌다.
하지만 7번 홀 세컨드 샷이 문제를 일으켰다. 페어웨이에서 어프로치 샷을 했는데 땅을 강하게 치면서 허리 부위에 통증이 왔다. 약 2주 전부터 좋지 않았던 허리가 이 샷으로 악화됐다. 볼은 그린에 올라갔지만 톰슨은 샷을 한 직후 불편하다는 듯 허리를 붙잡고 걸었다. 이후에도 통증은 계속됐다. 톰슨은 “고통에 대해서 불평하긴 싫지만 상태가 매우 안 좋았다. 앞으로 허리 상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허리 통증에도 불구하고 8번 홀과 10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하지만 15번 홀 위기가 왔다.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나무 뒤에 떨어졌다. 그린이 보이지 않아 레이업 해야 했고, 파 퍼트마저 홀 바로 옆에 멈추면서 이날 첫 보기를 적었다. 16번 홀에서도 2.5m 퍼트가 홀을 돌아 나와 연속 보기를 범했다.
그러나 톰슨은 바로 만회했다. 17번 홀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더니 마지막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10언더파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를 마친 톰슨은 “티샷 실수로 연속 2개의 보기가 나왔다. 마지막 2개 홀에서 버디를 잡아서 만회한 것이 매우 중요했다”라고 했다.
톰슨은 이날 출전 선수 중 최고인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 292.5야드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장타를 뽐냈다. 이번 대회장은 러프가 짧아 티샷의 부담감이 덜하고, 톰슨은 장타의 이점을 잘 활용했다. 2라운드에서 페어웨이를 4번 밖에 지키지 못했지만 짧은 거리에서 어프로치를 해 그린은 4번만 놓쳤다. 이번 시즌 톰슨은 페어웨이 적중률이 69%(85위)로 다소 낮지만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283.62야드)와 그린 적중률(78.02%)은 각각 1, 3위에 올라있다.
톰슨은 2월 열린 혼다 타일랜드에서 우승하며 미국의 차기 에이스이자 한국 자매들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떠올랐다. 이후엔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브룩 헨더슨(캐나다)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져 톰슨은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7개 대회에서 톱10 5번에 오르는 등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인 톰슨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손목 부상으로 고전했다. 하지만 손목에 테이핑을 하고, 아이싱을 하며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이번 대회에서도 허리 부상을 딛고 우승컵을 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