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시 루이스(왼쪽)와 제일런 케슬. [PGA]
척추측만증을 극복하고 정상급 여자 골퍼가 된 스테이시 루이스가 또 다른 척추측만증 소녀에게 꿈을 줬다.
미국 PGA는 루이스와 14세 소녀 제일런 케슬의 사연을 소개했다. 케슬은 수학교사이자 학교 골프팀 코치인 아버지를 따라서 골프를 했다. 아장아장 걷는 아기 때부터 연습 그린에서 골프를 배웠다.
6학년 때부터 척추가 급격히 휘는 증상이 나타났다. 교정기를 차야 했다. 케슬은 "교정기를 차고 있으면 기침, 재채기, 하품을 해도 아프고 숨을 쉬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케슬은 인내를 가지고 하루에 교정기를 16시간씩 찼다. 교정기를 뺄 때도 있었는데 잘 때와 골프 스윙을 할 때뿐이었다.
교정기를 차고도 허리는 더 휘었다. 척추가 58도로 휘어 수술을 해야 했다. 의사는 수술을 앞두고 케슬에게 "앞으로 골프는 다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케슬의 아버지는 의사에게 "척추측만증을 치료하고 골프 스타가 된 스테이시 루이스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느냐"라고 물었다. 당시 루이스는 세계랭킹 1위였다.
가족은 그 병원에서 나와 FBI처럼 인터넷을 뒤져 척추측만증을 치료한 후에도 운동을 할 수 있는 수술을 하는 병원을 찾아냈다. 케슬의 몸에서 디스크 8개를 빼고 척추 양쪽에 철심을 박는 수술을 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케슬은 현재 골프를 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화이트 놀 고등학교 골프팀 선수다. 팀 내에서 두 번째로 실력이 좋다.
지난 3월 루이스가 PGA 광고 촬영을 위해 휴스턴을 방문했을 때 케슬의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척추측만증을 치료하고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실제 예를 준 루이스와 그 꿈을 쫓아온 케슬의 만남은 감동적이었다.
루이스는 일정을 변경해 하루를 더 머물면서 캐슬과 시간을 보냈다. 루이스는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에 대해 얘기했고 연습장에서 레슨도 해줬다.
두 사람은 문자를 주고받는 친구 사이가 됐다. 캐슬은 LPGA 대회에 응원도 갔다. 케슬은 "스테이시 루이스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루이스는 11세 때 척추측만증 증세가 나타나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교정기를 차면서 골프를 했고 대학에 들어가면서 수술을 했다. 척추에 박힌 철심 때문에 철녀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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