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회 준우승에 이어 다시 한번 좋은 흐름을 탄 이미림.
이미림이 2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근교의 워번 골프장에서 개막한 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10언더파 62타를 쳐 단독 선두로 나섰다. 대회 측은 트위터를 통해 '62타는 브리티시 여자 오픈 최소타 타이 기록이다'라고 전했다.
이미림의 경기는 완벽했다.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았고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차이는 3타 차다. 페어웨이 적중률 78%, 그린 적중률 100%로 매우 뛰어난 샷감을 보였고, 퍼트도 26개만 했다.
시작부터 버디 쇼였다. 1, 2번 홀 버디로 순조롭게 출발했고 4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7번 홀부터 이미림이 폭발했다. 11번홀까지 5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12번 홀에선 3m 정도 버디 퍼트가 아쉽게 홀을 스쳐 버디 행진이 끊겼다.
14번 홀(파3)에선 행운의 버디가 나왔다. 약간 왼쪽으로 향한 볼은 그린 근처 턱에 맞고 오히려 오른쪽으로 튀어 그린에 올라왔다. 볼은 홀 2m 정도까지 굴러갔고, 여기서 또 버디를 추가했다. 17번 홀 마지막 파3 홀에서도 버디를 낚아 10언더파 62타로 브리티시 여자 오픈 최소타 타이 기록을 썼다. 동시에 10언더파 코스 레코드도 작성했다.
이미림은 가장 최근 참가한 마라톤 클래식에서 시즌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뒀다. 당시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범해 리디아 고, 쭈타누깐과 연장 승부에 들어갔고, 결국 리디아 고에게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하지만 세계 톱랭커와 맞붙어도 해볼 만 하다는 경쟁력을 보여줬다. 경기를 마친 뒤에도 “훌륭한 경험이었다”라고 했다.
또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번 대회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이미림은 첫 번째 메이저 ANA인스피레이션에선 컷 탈락했지만 이후 위민스 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에서 각각 공동 4위, 11위에 올랐다. 고질적인 손목 부상 때문에 테이핑을 하고 출전하지만 흔들리지 않을 만큼 정신력이 강하다.
이번 대회장은 링크스 코스가 아니라 바람이 잔잔하고, 첫 날엔 핀 위치도 까다롭지 않아 선수들이 대체로 좋은 스코어를 적어 냈다. 이미림은 첫날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만큼 분위기를 살려나간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미향은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함께 공동 4위다. 장하나가 4언더파 공동 6위다.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호흡을 맞춘 유소연과 김세영은 나란히 3언더파 공동 11위다. 유소연도 이번 시즌 이미림과 함께 메이저 대회 성적이 좋다. ANA인스피레이션에선 10위에 올랐고 나머지 두 개 메이저 대회에선 이미림과 같은 성적을 적어 냈다.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던 김세영도 순조롭게 출발했다.
김인경도 3언더파 공동 11위다. 박성현과 전인지, 신지애, 배희경은 나란히 이븐파 공동 46위다.
JTBC골프에서 대회 2라운드를 29일 오후 5시15분부터 생중계한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