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열린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했던 유소연(오른쪽). 박인비는 우승 확정 뒤 뛰어나와 샴페인 세례를 해줬다. 둘은 투어에서 가장 친하다.
"손가락 부상을 딛고 올림픽에서 우승한 인비 언니는 정말 대단해요."
26일(한국시간) 캐나다 앨버타 주 캘거리의 프리디스 그린즈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1라운드. 4언더파 공동 8위에 오른 유소연은 "인비 언니가 금메달을 따는 것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소연과 박인비는 절친한 관계다. 연습도 같이 하고, 밥도 같이 먹는다. 유소연은 "왼손 엄지 손가락 부상 이후 인비 언니가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을 봐왔다. 주위에서 좋지 않은 평가가 나왔고 언니도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해냈다. 언니가 정말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세계랭킹 12위 유소연은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 세계랭킹 15위 내에는 국가당 최대 4명을 출전시킬 수 있지만 한국 선수 중 랭킹 6위로 밀려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유소연은 올림픽 기간 동안 국내에서 휴식을 취했다. 보름 정도 국내에서 머물며 휴식과 재충전을 택했다. 유소연은 "핸디캡 30인 친구들과 세 번 정도 라운드를 했다. 공이 좋지 않은 자리에 놓이면 옮겨 쳤다. 진짜 골프라고 할 수 없었지만 정말 재밌는 골프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유소연은 지난 주 미국 집으로 돌아간 뒤 심한 감기 몸살에 걸렸다. 클럽을 들 기력이 없어 연습을 거의 하지 못했다. 그러나 3주 만의 대회에서 연습 부족과 컨디션 난조를 딛고 굿샷을 날렸다. 노 보기 플레이를 펼쳤고 버디만 4개를 잡아냈다. 유소연은 "대회를 앞두고 연습량이 부족해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인비 언니에게 '나는 2달을 쉬고도 금메달을 땄는데 2주 정도 쉬었다고 네 실력이 어디가지 않는다. 너는 잘 할 수 있어'라는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캐나다 여자오픈은 유소연이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대회다. 유소연은 2014년 대회에서 우승할 때 박인비로부터 우승 축하 샴페인 세례를 받았다. 유소연은 지난 해 대회에서도 3위를 했다. 유소연은 "캐나다는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인 만큼 다시 이곳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 남은 3일 동안 경기를 잘 풀어가고 싶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TBC골프에서 2라운드를 27일 오전 6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