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가 지난 1월 바하마 클래식에서 LPGA 투어 최초로 파4 홀인원을 작성했다. [골프파일]
2016년 세계여자골프 최고의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서는 팬들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했던 짜릿한 샷들이 수차례 나왔다. LPGA는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의 샷 톱5’를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장하나의 역사적인 파4 홀인원이 올해의 샷 1위로 꼽혔다. 올 시즌 3승을 기록한 장하나는 지난 1월 개막전인 바하마 클래식에서 멋진 홀인원을 작성했다. 대회 3라운드 8번 홀은 218야드로 짧게 세팅됐다. 주최 측이 티박스를 확 당겨 흥미로운 샷들을 유도했다. 장하나의 티샷은 그린 앞에 떨어진 뒤 굴러 홀컵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파4 홀이라서 기준 타수에 3타 적은 알바트로스였다.
LPGA 최초로 파4 홀인원의 주인공이 된 장하나는 두 손을 번쩍 들어 환호했다. 또 그린으로 가서 큰 절을 하는 세리머니를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희귀한 파4 홀인원이지만 승용차 부상이 없어서 아쉬웠다.
2위는 브룩 헨더슨(캐나다)의 첫 메이저 우승을 도운 이글 퍼트다. 헨더슨은 지난 6월 KPMG 여자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1번 홀에서 천금 같은 이글을 낚았다. 후반 첫 파5 홀인 11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입구까지 보냈다. 그린 밖이었고, 핀까지 거리가 27m에 달했지만 과감히 퍼트를 꺼내든 헨더슨은 기적 같은 이글을 성공시켰다. 단숨에 2타를 줄인 덕분에 헨더슨은 리디아 고와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결국 헨더슨은 리디아 고와 연장전 첫 홀에서 버디를 낚아 본인의 첫 메이저 우승컵에 입맞춤을 했다.
3위 최나연의 ‘왼손샷’이다. 최나연은 지난 4월 롯데 챔피언십 2라운드 18번 홀에서 환상적인 샷을 성공시켰다. 세컨드 샷을 한 공이 그린 왼쪽 워터해저드 턱에 걸려 타수를 잃을 위기였다. 오른손잡이였던 최나연이 정상적으로 공을 처리하기 위해선 신발을 벗고 물에 들어가야 했다. 하지만 최나연은 클럽을 왼손으로 쥔 변형 자세로 샷을 시도했고, 기가 막히게 공을 빼냈다.
심지어 스핀이 걸린 공이 내리막 경사를 타고 핀 2m까지 내려왔다. 그린을 유유히 거닐고 있던 검은 오리들이 신기한 듯 최나연의 공을 쳐다보는 장면도 포착됐다. 최나연은 2m 파 퍼트를 넣어 버디 부럽지 않은 파를 낚아 박수갈채를 받았다.
4위는 와타나베 아야카의 ‘결선 진출 샷’이다. 지난 7월 국가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일본은 조 3위로 중국, 태국과 함께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했다. 플레이오프 첫 홀에서 와타나베 아야카는 10m 넘는 거리에서 이글을 솎아내 태국과 중국 팀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이 한 방으로 일본은 결선인 싱글 매치에 참가할 수 있었다.
5위는 리디아 고의 생애 첫 홀인원이다. 리디아 고는 지난 8월 리우 올림픽 여자 골프 3라운드에서 홀인원을 작성했다. 140야드 8번 홀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그린을 맞고 튀더니 그대로 홀컵으로 들어갔다. 생애 첫 홀인원을 역사적인 올림픽에서 성공한 리디아 고는 그 기운을 받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