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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LPGA 전망대] ⑥해설위원 키워드 '양박시대' '1강'

김두용 기자2017.01.24 오전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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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2017 LPGA투어에서 박인비와 박성현(오른쪽)이 빼어난 활약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와이드앵글, KLPGA 제공]

2017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가 26일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을 시작으로 개막한다. 박인비의 귀환, 박성현의 미국 진출 등 어느 시즌보다 풍성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LPGA투어 해설위원들과 선수들의 입을 통해 올 시즌의 다양한 이슈들을 정리했다. 해설위원이 전망한 시즌 판도도 엿봤다.

‘양박 시대’ 개봉박두

올 시즌 국내 골프팬들의 관심은 박인비와 박성현에게 향한다. 박인비는 설명이 필요 없는 ‘골프 여제’다. 리우 올림픽 금메달, 명예의 전당 입성 등 부상으로 고전한 지난 시즌에도 엄청난 업적을 남겼다. 임경빈 JTBC골프 해설위원은 “부상만 완전히 회복됐다면 스윙이 심플하고 퍼트가 워낙 빼어나기 때문에 올해 활약상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지영 JTBC골프 해설위원은 “올림픽 금메달, 명예의 전당 입회 등 많은 것을 이뤘다. 성적 부담 없이 마음 편히 치면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계랭킹 1위 복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인비는 현재 세계랭킹 11위까지 떨어져 있다. 임경빈 해설위원은 “우승을 몇 차례 하면 세계랭킹은 다시 오를 것이다. 하지만 2년 성적 평균을 내는 세계랭킹 시스템이기 때문에 1위 탈환은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지영 JTBC골프 해설위원은 “예전처럼 다승을 할 수 있는 기량은 충분하다. 하지만 예전 같은 성적을 거두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올 시즌 신인왕 후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아직 우승컵은 없지만 폭발적인 장타를 발판으로 좋은 성적이 기대되고 있다. 임경빈 해설위원은 “지난해 충분히 검증을 받았다. US여자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선두 경쟁을 하는 등 빼어난 기량을 뽐냈다”며 “언어장벽과 낯선 환경 등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충분히 우승을 몇 차례 하고 상위권을 점령하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지영 해설위원은 “당연히 신인왕은 박성현의 몫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료 선수들도 박성현의 기량에 물음표를 전혀 달지 않았다. 2016년 신인왕 전인지는 “성현 언니는 골프적인 측면은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훌륭한 선수다. 오히려 배울 것이 많은 언니라 저 역시도 어떤 성적을 거둘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1강 에리야 쭈타누깐 vs 3파전

지난 시즌 LPGA투어는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리디아 고(뉴질랜드) 2강으로 요약된다. 쭈타누깐이 5승, 리디아 고는 4승을 거두며 투어를 지배했다. 시즌 초반에는 리디아 고가 두각을 나타냈지만 5월 들어 쭈타누깐의 기세가 매서웠다. 결국 쭈타누깐이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그리고 레이스 투 CME글로브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쭈타누깐의 독주가 전망되고 있다. 임경빈 해설위원은 “리디아 고에게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스윙코치, 캐디, 클럽, 볼 등이 바뀌었기 때문에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며 “리디아 고가 천재성은 분명 있지만 올해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반면 쭈타누깐에 대해서는 “안니카 소렌스탐보다도 좋은 재능들이 많이 보인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올해도 우승을 많이 할 것 같다. 올해 4~5승 이상 거둘 수 있는 선수는 쭈타누깐 뿐”이라고 예측했다.

쭈타누깐-리디아 고-박성현 3파전 예상도 나왔다. 이지영 해설위원은 "원래 살짝 안 될 때 무언가를 바꾸면 오히려 잘 될 수 있다. 리디아 고에게는 여러 가지 변화들이 기분 전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는 “박성현 선수가 우승을 안 해본 게 아니다. LPGA투어 대회에서 세계 톱랭커들과 많은 경기를 소화하며 좋은 경쟁력을 보여줬다”며 “다만 영어 울렁증 극복 과제를 잘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골프위크도 2017 LPGA 파워랭킹을 매기면서 박성현을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4위로 올려 놓았다. 골프위크는 “세계랭킹 1위를 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수퍼루키”라고 설명했다.


에리야 쭈타누깐과 리디아 고. [인스타그램]

아시아 vs 유럽

LPGA투어를 주름 잡고 있는 한국 선수를 포함해 아시아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 선수뿐 아니라 태국과 중국까지 가세해 ‘아시아 파워’는 더욱 막강해졌다. 지난 시즌 아시아 선수가 챙긴 LPGA투어 승수는 무려 18승에 달했다. 반면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미국은 2승에 머물렀다. 오히려 유럽의 상승세가 거셌다. 유럽은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 찰리 헐(잉글랜드) 등이 5승을 챙겼다.

임경빈 해설위원은 “2016년 후반기에 유럽세가 두드러졌다. 유럽의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어 올해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유럽에는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등 베테랑들도 여전히 건재하다. 반면 미국이 하향세를 찍고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임경빈 해설위원은 “미국 선수 중 렉시 톰슨만이 우승 후보로 꼽힌다. 스테이스 루이스의 경우 결혼 적응기간이 더 필요해 오히려 성적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며 “미국의 상위권 선수들이 다 결혼을 해서 골프에만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다. 제시카 코다와 톰슨, 앨리슨 리 등 젊은 선수들이 빨리 치고 올라와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지영 해설위원은 “예전처럼 크게 성장할 만한 미국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요즘 미국 선수들이 결혼과 투어를 병행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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